집값 상승세에 가계대출 증가 속도 10개월 만에 최대

-5대 은행, 가계대출 752조 기록…이달 6.3조 증가 전망
-주담대 596조·신용 104조…은행들 수요 억제 조치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뉴시스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코스피 지수도 3000선을 넘어서면서 가계대출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 등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은 이미 사상 최대 광풍이 불었던 지난해 8∼9월 직전 수준에 이르면서 일부 은행들은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749억원을 기록했다. 5월 말(748조812억원)보다 3조9937억원 불었다.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을 앞둔 가운데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에서 시민이 가계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이를 일 평균으로 계산하면 약 2102억원씩 증가했다. 지난해 8월(3105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이 속도를 유지하면 이달 말까지 약 6조3000억원의 가계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간 증가 규모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8월(+9조6259억원) 이후 최대 기록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달 일평균 증가액과 전체 월 예상 증가 폭은 지난해 7월(하루 2312억원·월 7조1660억원)에 가까운 수치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앞에 아파트 시세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 대출 포함) 잔액이 596조6471억원으로 나타났다. 5월 말(593조6616억원) 대비해 19일 사이 2조9855억원 뛰었다. 월말까지 4조7000억원 이상 늘어나 5월 증가 폭(+4조2316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도 103조3145억원에서 104조4027억원으로 1조882억원 증가했다. 이미 하루 평균 증가액(573억원)이 5월의 두 배 수준에 가깝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은 이미 수요 억제 조치에 들어갔다. NH농협은행은 24일부터 다른 은행에서 갈아타기로 넘어오는 대면·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막기로 결정했다. 지난 18일에는 우대금리 조건을 까다롭게 적용하도록 변경했다.

SC제일은행은 1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장 50년에서 최장 30년으로 축소했다. 만기가 축소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식에 따라 결국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만약 지금과 같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다른 은행들도 더 강력한 규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DSR 3단계 도입을 앞두고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대출 수요가 가중되면서 일부 은행은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응하고 있다”며 “가산금리 축소 등의 가격 조정이나 은행별 상한 규제의 완화가 있을 경우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률이 시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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