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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201] The power was in you

조선일보 황석희 영화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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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201] The power was in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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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힘은 줄곧 네 안에 있었어
영화 ‘헬보이: 더 크룩드 맨(Hellboy: The Crooked Man·2024)’

영화 ‘헬보이: 더 크룩드 맨(Hellboy: The Crooked Man·2024)’


영화 ‘헬보이: 더 크룩드 맨(Hellboy: The Crooked Man·2024)’은 1959년 애팔래치아의 음산한 숲을 배경으로, 헬보이와 그의 동료들이 마주하는 기괴한 사건을 그린다. 일행에 합류한 톰 페럴은 어릴 적 악마와 마주친 끔찍한 기억 때문에 고향을 떠났던 인물이다. 그는 마녀가 되기 위해 검은 고양이의 뼈로 만든 부적 ‘행운의 뼈’가 자신을 지켜주는 동시에 자길 저주에 묶어두었다고 믿는다.

톰은 그 부적의 힘으로 전쟁터에서도 살아남았다고 여긴다. 그에게 행운의 뼈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을 지배하는 외적인 힘이자 운명 그 자체다. 악마 ‘크룩드 맨’과의 싸움에서 그 힘을 다시 한번 사용하게 된 톰은 절망에 빠져 독백한다. “결국 행운의 뼈를 썼어요. 지금까진 마녀가 아니었지만… 이젠 마녀예요(If I wasn’t a witch before... I surely am now).” 그는 자신이 운명의 장기짝에 불과하며,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저주에 빠졌다고 자책한다.

하지만 모든 싸움이 끝난 후, 헬보이는 톰에게 뜻밖의 진실을 알려준다. 그가 평생 의지하고 두려워했던 행운의 뼈는 그저 평범한 고양이 뼈에 불과했다는 것. 그리고 그를 괴롭히던 악마가 실은 그를 두려워했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말한다. “그 뼈에 힘이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 힘은 줄곧 네 안에 있었어(All this time you thought it held the power, but I think the power was in you).”

우리는 종종 성취의 원인을 운이나 외부의 어떤 신비한 힘에서 찾는다. 톰의 ‘행운의 부적’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가장 큰 힘은 언제나 우리 내면에 있는 법이다. 우리가 도망치고 싶어 하는 과거의 상처나 두려움이야말로 우리를 강하게 하는 원동력일지 모른다. 어쩌면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실은 우리의 힘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부적을 내려놓고 내 안의 힘을 마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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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희 영화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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