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거주하는 아들 보과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라이벌이었으나 2012년 비리 혐의로 낙마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 서기의 아들 보과과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 /X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라이벌이었다가 비리 혐의로 낙마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 서기의 아들 보과과(薄瓜瓜·38)가 15일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글을 소셜미디어 X에 올렸다. 2012년 아버지의 실각 당시 미국 유학 중이던 보과과는 10여 년간 공개 활동을 자제해 왔지만, 작년 말부터 아버지를 언급하며 주목받고 있다. 그는 옥스퍼드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캐나다의 한 대기업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과과는 이날 어린 시절 보시라이 품에 안겨 찍은 사진을 올리며 “어릴 때부터 우리 부자는 천 리 떨어져 사는 데 익숙했고, (아버지가 수감된) 지금도 그렇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는 내가 컴퓨터를 다룰 줄 안다며 칭찬하고, 영어 실력도 본인을 따라잡았다고 자랑스러워했다”고 했다.
그는 2007년 보시라이가 충칭시 당서기에 오른 시기에 자신이 대학생이 되면서 어른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아버지는 정원에서 산책을 할 때면 문천상(文天祥), 범중엄(范仲淹), 담사동(譚嗣同) 등 영웅들의 시를 읊으며 나라에 대한 책임감을 가르쳤다”고 했다. 문천상은 송 말기 몽골군에 대항하다 희생한 충신이고, 범중엄은 북송 시대의 개혁 관료, 담사동은 청 말기 입헌군주제를 주장하다 처형된 개혁가다.
보과과는 “과거에는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쳤다”면서 “(아버지 낙마 후) 13년간 나는 마음대로 내 뜻대로 살아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야 나는 충분한 자신감을 갖고 아버지의 그림자 아래서 따뜻함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보시라이는 중국 8대 원로인 보이보 전 부총리 아들이고 중국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7명) 진입이 유력했다. 그러나 2012년 아내 구카이라이가 해외 자금 이전을 돕던 영국인 사업가를 독살한 사건을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며 이듬해 무기징역과 정치 권리 종신 박탈을 선고받았다. 보과과는 지난 5월 11일 어머니의 날에도 X에 글을 올려 “어머니(구카이라이)는 현대판 두억”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두억은 원나라 희곡에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죽은 여인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