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전용기서 15분 회견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로 향하며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7국(G7) 정상 회의 참석차 캐나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15분가량 진행된 기내 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G7 정상 회의 말고도 각종 국내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될 민생 회복 지원금에 대해 보편·선별 지원 모두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기내 회견엔 김혜경 여사,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의 G7 정상 회의 참석은 취임 12일 만이다. 이 대통령은 “사실 취임한 지 며칠 되지 않아서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건 무리가 있는 게 분명하다”며 “당초에는 국내 문제도 많아서 불참 고려를 많이 했다. (하지만) 또 한편,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이 신속하게 정상화됐다는 것을 좀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추진하는 고율 관세 해법과 관련해서는 “중요한 건 최소한 다른 국가에 비해서 더 불리한 상황에 처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인들도 다른 나라와 동일한 조건이면 어차피 똑같은 경쟁인데 해볼 만하지 않냐고 하더라”며 “그 얘기에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고 했다. 미국발 관세 인상은 피할 수 없더라도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당정(黨政)이 추진 중인 추경 민생 회복 지원금 지급 방식과 관련해 “소득 지원과 소비 진작의 성격을 함께 고려해 복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 진작만 고려한다면 보편 지급이 맞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현실적으로 서민 살림이 워낙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소득 지원 성격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고소득층에 대한 지원은 기존 소비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지만, 저소득층은 새로운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경제학에서는 같은 돈을 고소득층에 줬을 때보다 저소득층에 줬을 때 소득 중 소비에 쓰이는 비율(한계소비성향)이 높다고 본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두 방향을 병행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라며 “재정 당국의 안을 먼저 보고, 당정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2차 추경안은 19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신상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제기된 김민석 총리 후보자나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과 관련해서는 “설명할 수 있는 의혹”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에 대해선 “제가 본인에게 어떻게 된 건지 물어봤는데 충분히 다 설명할 수 있는, 그냥 의혹에 불과하다더라”며 “청문회에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2004년 SK그룹에서 불법 정치자금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추징금 2억원을 선고받았는데, 이 추징금과 증여세를 낸 자금의 출처가 석연치 않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위원장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이 위원장은 사실 공직자가 아니라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라며 “공직 성격이 있으니 검증은 불가피하지만 (본인이)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3대(내란·김건희·해병대원) 특검’과 관련해 “저는 세 분 특검의 얼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특별한 인연이 없는 분들”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내란 특검에 임명된 조은석 전 서울고검장에 대해서만 “성남시청에 있을 때 공안 검사를 해 가지고 그때 기억이 있다. 한 번 봤던 기억”이라고 했다.
기내 회견에선 5년 임기를 마칠 때 어느 정도 지지율이면 ‘성공한, 제법 잘한 대통령’이라고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질문”이라면서도 “저는 언제나 공직을 시작할 때보다 마칠 때 지지율이 높았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경기도지사 출발할 때 전국 꼴찌였는데 마칠 때는 가장 높았다”며 “성남시장 때도 (선거는) 아슬아슬하게 이긴 정도였는데 마칠 때는 시정 만족도가 80% 전후였던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목표치를 정하는 건 무의미하고, 출발 때보다는 마칠 때 더 높아졌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고,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평가야 결국은 결과로, 우리 국민이 하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캘거리=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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