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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 DC 유니버스(DCU), '스타워즈' 등 해외 유명 프랜차이즈 작품들과 할리우드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덕후'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코너입니다. 머글들을 위해 한 걸음 더 다가가겠습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가 원작의 뒤를 이어 호평 릴레이를 받으면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6일(북미 기준 13일) 개봉한 '드래곤 길들이기'는 바이킹답지 않은 외모와 성격 때문에 모두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히컵(메이슨 템즈 분)과 베일에 싸인 전설의 드래곤 투슬리스가 차별과 편견을 넘어 특별한 우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
당초 본 작품의 제작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대중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제작 발표 시점 기준으로 원작이 개봉한지 13년 밖에 흐르지 않았던데다, 원작의 완성도에 기대어 안일한 기획을 한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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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개봉한 원작은 개봉 당시 북미에서 2억 1758만 달러, 월드와이드 4억 9487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에 성공했고, 국내에서도 26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아 큰 인기를 얻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유력 수상 후보로 꼽혔지만 픽사의 '토이 스토리3'에 밀려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후 두 편의 극장판이 제작됐고, TV판 애니메이션도 끊임없이 제작되며 드림웍스의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만큼 실사화를 하게 될 경우 본전치기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엄청난 비판에 휩싸이게 될 위험이 있었다. 특히나 실사화 프로젝트를 오랫동안 진행했던 디즈니와는 다르게 드림웍스는 본 작품이 첫 번째 애니메이션 실사화 작품이라는 점도 불안요소였다.
하지만 원작 시리즈의 공동연출을 맡았던 딘 데블로이스가 각본과 연출을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불안해하는 이들이 줄어들었고, 캐스팅이 속속들이 공개될 때마다 불안감보다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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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화가 공개되자 호평이 쏟아졌다. CGV 골든에그지수는 99%로 사실상의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왓챠피디아 별점 또한 5점 만점에 3.9점으로 준수한 평가를 받으며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드래곤 길들이기'는 14일 기준 총 84만 8000여명의 관객수를 기록하며 경쟁작 '하이파이브'와의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물론 '하이파이브'도 좋은 추이를 보이고 있으나, 실시간 예매율이 두 배 가까이 차이나고 있는데다, 관객들의 평가 또한 '드래곤 길들이기'가 더 나은 만큼 보다 롱런할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드래곤 길들이기'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던 건 원작에 참여한 제작진이 거의 그대로 참여한데다, 원작의 큰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스토리를 진행해나갔다는 점에 있다.
물론 원작을 본 팬들 입장에서는 실사판과 원작의 차별점이 크지 않아 기승전결이 모두 예측 가능하다는 점이 아쉬움을 줄 수는 있지만, 애니메이션에서만 볼 수 있던 드래곤들을 현실에 보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기에 그러한 약점을 상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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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했다는 점은 디즈니의 '라이온 킹'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라이온킹'의 경우 플롯을 거의 변경하지 않은 채 세부적인 장면을 바꿔버리면서 개연성이 떨어졌고, 원작이 갖고 있던 만화적인 과장이 거의 드러나지 않아 실망감을 안겼다. 또한 '라이온 킹'의 경우 동물들을 최대한 실제 모습에 맞춰 구현해내 오히려 감정 연출이 빈약해져 화려함이 사라지는 역효과를 냈다.
반면 '드래곤 길들이기'는 주인공에 가까운 투슬리스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살리는 결정을 내렸고, 이에 따라 감정 표현까지 그대로 담아내면서 히컵과의 교감이 현실적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
또한 원작과는 달리 유색인종 캐릭터들이 추가된 것에 대해 충분한 개연성을 확보해내 향후 공개될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까지 심어준 상태다.
본래 애니메이션 실사화의 강자였던 디즈니는 기대작으로 꼽혔던 '인어공주', '백설공주'가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면서 실사화 프로젝트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다. 실제로 제작 중이었던 '라푼젤'의 제작이 중단됐을 정도.
디즈니의 경우 작품의 '메시지'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드림웍스는 보다 작품의 '재미'에 포커스를 맞췄고 성공적인 첫 단추를 뀄다.
원작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큰 틀은 유지하되 세부적인 부분을 모두 수정하는 방식으로 실사화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디즈니가 '드래곤 길들이기'의 성공에 자극받아 실사화의 방향성을 바꾸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 UPI 코리아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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