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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화 그렇게 자랑하더니"…AI에 발목 잡힌 애플

뉴시스 윤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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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화 그렇게 자랑하더니"…AI에 발목 잡힌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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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도 램 6GB 고집했던 애플…최적화 자부심이 오히려 발목
삼성은 3년 전 모델도 AI 지원…애플, 핵심 기능 아직도 예고만
[쿠퍼티노=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5'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애플은 이날 운영체제(OS) 개편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사용자인터페이스(UI) '리퀴드 글래스'를 공개했다. 2025.06.10.

[쿠퍼티노=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5'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애플은 이날 운영체제(OS) 개편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사용자인터페이스(UI) '리퀴드 글래스'를 공개했다. 2025.06.10.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올해 세계개발자회의(WWDC25)에서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한 이렇다 할 혁신을 선보이지 못하면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AI 폰 분야에서 앞서 있는 삼성전자에게 "귀엽다"며 조롱을 들었을 정도다.

이처럼 애플이 AI 폰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는 이유를 두고 애플이 아이폰 램(RAM)과 같은 하드웨어 개선에 미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운영체제(OS) 최적화라는 강점을 내세우며 경쟁사 대비 램 용량 확장 등에 미온적이었는데, 이것이 AI 시대에 접어들며 역풍으로 작용한다는 진단이다.

애플, '실시간 번역' 등 애플 인텔리전스 추가 기능 발표…삼성 "귀엽네"

애플은 지난 10일(한국시간) 진행된 WWDC25에서 iOS 26 등 차세대 OS를 발표하며 애플 인텔리전스 신기능을 함께 소개했다.

이번 WWDC25에서는 음성비서 '시리 2.0'과 같은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능은 등장하지 않았다. 애플은 실시간 번역, 시각 지능 기능 확대, 젠모지·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개선, 애플 인텔리전스 기반 단축어 사용, 애플 인텔리전스의 온라인 쇼핑 주문 조회 정보 식별·요약 등이 애플 인텔리전스에 추가된다.

사실상 AI폰의 가장 기초적인 기능이 추가되거나 일부 개선되는 정도에 그친 셈이다.

특히 애플 인텔리전스의 주요 신기능으로 언급된 실시간 번역의 경우 이미 삼성전자·구글이 지난해 초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부터 제공한 기본 AI 기능이다.


이에 WWDC25 직후 삼성전자 미국법인이 공식 SNS 계정을 통해 "AI가 애플워치에 이제 적용된다고? 귀엽네" "실시간 번역이 처음이라고? 어서와! 우린 예전부터 실시간 통번역을 했어"라는 등 조롱 섞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지난해 WWDC24에서 소개된 지 약 1년이 지났고 삼성전자의 갤럭시 AI가 첫 등장한 지 약 1년 반이 지난 가운데 여전히 애플은 경쟁사와의 격차를 크게 줄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 구글 등보다 1년 이상 늦게 유사 AI 기능을 내놓으면서 지원 기기도 더 적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미 삼성전자가 구형 제품이나 보급형 폰까지 AI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애플은 최신 제품, 고가 플래그십 폰에서만 애플 인텔리전스가 구동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 인텔리전스가 지원되는 모델은 재작년 출시된 아이폰15 프로·프로 맥스 모델과 작년에 출시된 아이폰16 시리즈 뿐이다. 당초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 SE4로 예상됐던 제품이 아이폰 16e로 출시되며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긴 하나, 기존 보급형 아이폰 전작보다 가격을 40% 올려 사실상 플래그십 라인업을 추가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작년 초 갤럭시 S24 시리즈와 함께 갤럭시 AI를 선보인 이후 후속 업데이트를 통해 2021년 출시된 갤럭시 S21 시리즈와 갤럭시 Z 폴드·플립3까지도 AI를 지원하고 있다. 보급형 모델인 A시리즈의 경우엔 재작년 출시된 모델까지 AI가 지원된다.

[새너제이=AP/뉴시스]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삼성전자 미디어 프리뷰 행사가 열려 고급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S25 시리즈가 공개되고 있다. 2025.01.23.

[새너제이=AP/뉴시스]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삼성전자 미디어 프리뷰 행사가 열려 고급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S25 시리즈가 공개되고 있다. 2025.01.23.


애플, OS 최적화 강점에 '램 용량 확대' 등 하드웨어 개선 미흡…AI 폰 시대 역풍

AI를 가동하기 위한 스마트폰의 최소 조건 중 하나로는 흔히 8GB 이상의 램 용량이 거론된다. 애플이 아이폰15 '프로형 모델'부터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폰15 일반·플러스 모델의 램 용량은 6GB에 그친다.


그렇다면 플래그십폰 1위라는 애플이 이같은 약점을 지닌 이유는 뭘까. 일각에서는 경쟁사 대비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가졌던 강점이 AI 폰 시대에는 되려 약점이 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이 경쟁사 스마트폰 대비 낮은 용량의 램을 탑재했던 것은 아이폰 전용 OS인 iOS의 최적화 성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최적화가 잘된 만큼 굳이 더 많은 비용을 들여 고용량의 램을 탑재하지 않아도 아이폰이 경쟁사 제품 이상의 성능을 냈던 것이다.

갤럭시 폰이 5년 전 갤럭시 S20 시리즈부터 이미 8~12GB 램을 탑재하기 시작했음에도 아이폰은 재작년 출시된 아이폰15까지 6GB 램을 고수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고성능 AI는 소프트웨어 최적화 역량 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램 용량이 클 수록 AI 출력을 감당하기 용이한데, 이 부분에서 애플이 발목을 잡혔다는 것이다.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능들을 최초 발표 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출시하지 못하고 내년 이후로 연기한 것도 이같은 문제와 연관돼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삼성전자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보다 본격적인 AI 개발에 더 늦게 뛰어든 여파도 배제할 수 없다.

WWDC25에서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이 시리 2.0 업그레이드 등을 두고 "애플의 높은 품질 기준을 충족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WWDC25 개최에 앞서 진행된 실적발표에서 "저희가 발표한 더 개인화된 시리 기능이 품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작업을 완료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리 2.0을 비롯한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능은 이르면 내년 봄 'iOS 26.4' 업데이트를 통해 공식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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