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가 내년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한다. 어김없이 아시아지역 3차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24년째 TV 앞에서 다른 국가들의 잔치를 지켜보는 신세가 됐다.
출전국이 늘어나도 중국은 변함 없었다. 북중미 월드컵은 본선행 티켓이 48장으로 늘어났다. 아시아에 배정된 진출권도 기존 4.5장에서 8.5장으로 크게 늘었다. 14억 명의 방대한 시장인 중국이 내심 월드컵에 나설 수 있게 배려한 결정이라는 시선이 줄을 이었다.
중국도 나름 자신감을 보였다. 월드컵 꿈을 크게 꿨는데 첫 경기부터 사망 선고와 다름없는 패배를 당했다. 하필 첫 상대도 일본이었다. 그것도 일본 원정에 나서야 했다. 일본은 1998 프랑스 월드컵을 시작으로 7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어오고 있다. 2018 러시아 대회와 2022 카타르 대회에서는 연달아 16강에 올라 아시아 강호 면모를 잘 보여왔다.
중국은 일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무려 7골을 내주면서 크게 무너졌다. 첫 경기부터 전의를 상실한 중국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강호들에 계속 패하면서 일찌감치 본선 직행이 걸린 조 1~2위 경쟁에서 떨어져나갔다. 문제는 해볼 만하다던 바레인, 인도네시아 등에도 승점 확보에 실패하면서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의 희망이 완전히 물거품이 된 건 지난 5일. 4위를 놓고 인도네시아와 벌인 외나무 다리 대결에서 0-1로 졌다. 한 수 아래라고 평하던 인도네시아에 무너진 중국은 플레이오프와 다름없는 4차예선에 나갈 자격을 얻지 못했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했던 2002년 대회 이후 6회 연속 월드컵 진출 꿈이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중국은 늘어난 출전국의 혜택을 누린 최초 출전국을 향한 부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소후닷컴'은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 24년 동안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는 반면 3700만 명의 작은 나라인 우즈베키스탄은 기적을 일으켰다"면서 "우즈베키스탄은 오랫동안 아시아의 다크호스로 불렸다. 이번 진출이 결코 운이 아니다. 이들은 17세 이하(U-17), U-20, U-23 등 거의 모든 연령별 아시아 대회에서 우승권이었다"고 주목했다.
반대로 중국에 대해서는 "몇 년 동안 대표팀이 정체되어 있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는 중국의 유소년도 뛰어난 인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중국의 U-17 등록 선수는 600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는 15만 명에 달한다. 이런 차이가 청소년 및 성인대표팀으로 직결된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중국 언론은 지루하게 이어지는 월드컵 탈락에도 중국 축구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이러한 일환으로 'CCTV'는 중국 축구에 대한 심층 기획 시리즈를 방송하기로 했다. 중국 축구와의 대화라는 주제로 1화가 방영됐다.
이를 확인한 '시나스포츠'는 "중국은 3차예선 1라운드부터 일본에 0-7로 큰 패배를 당했다. 7골의 차이는 중국과 일본의 격차를 말해주는 것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카이 중국축구협회장은 최근 유소년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 했다"며 "송카이 회장은 '국가대표팀의 성적이 좋지 않다. 과거에는 아시아 최고 수준으로 여겨졌는데 지금은 아시아에서도 3~4류에 불과하다. 호주, 일본과는 이제 비교할 수 없게 됐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현실은 물론 과거 인식도 잘못됐다. 중국은 24년째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대륙컵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도 두 차례 준우승 이력만 있을 뿐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중국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시아 강호 반열에 오르려고 노력하는 수준으로, 조금 더 냉철하게 상황을 인식해야 2030년에는 월드컵 출전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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