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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10년 동안 다섯 명의 감독과 호흡했던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전격 경질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사의를 표했다.
토트넘은 7일(이하 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함을 표현했지만, 올 시즌 리그 17위라는 최악의 성적이 더는 동행이 어려운 결정으로 이어졌다.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안겨다줬지만, 의미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소속사를 통해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토트넘 감독으로 보낸 가장 큰 강점은 자부심이다. 잉글랜드의 역사적인 팀을 이끌고 걸맞는 영광을 되찾는 기회를 얻어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임 2년 차에는 무조건 우승한다"라는 말을 지킨 포스테코글루다. 지난달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 승리에 성공하며 2007-08 리그컵 이후 무관인 토트넘에 우승을 안겼다.
자부심이 있는 포스테코글루는 "빌바오에서의 그 밤은 2년간의 힘든 노력, 헌신, 그리고 불가능하다고 했던 꿈에 대한 확고한 믿음의 정점이었다"라며 "우리는 또한 이 클럽이 앞으로 17년을 더 기다리지 않고 성공을 거둘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강력한 전방 압박에 기반한 축구를 시도하는 것을 좋아하는 포스테코글루다. '모 아니면 도'인 전략이라는 평가가 따랐다. 상대의 수비 틀을 제대로 깨면 성공적이지만, 공격 실패를 한다면 역습을 내줘 막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무릎이나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이 잦아지는 문제가 뒤따랐다.
손흥민도 예외는 아니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을 관리해주며 출전 시간을 조절해줬지만, 부상자가 더 많아지자 무리하게 기용하며 위기 돌파의 카드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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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성한 손흥민에게는 포스테코글루가 다섯 번째 사령탑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현 미국 남자 대표팀 감독)를 시작으로 조제 무리뉴(현 페네르바체 감독), 누누 산투(현 노팅엄 포레스트 감독), 안토니오 콘테(현 나폴리 감독)를 거쳐 포스테코글루를 만났다.
스승을 떠나보낸 손흥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님, 당신은 이 클럽의 방향을 바꿨다. 단 한 순간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신과 우리를 믿어줬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당신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늘 알고 있었다. 당신의 방식으로 해냈고, 우리 팀에 수십년 만에 가장 멋진 밤을 선사했다. 우리는 그 기억을 평생 간직할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간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에 대한 신뢰를 숨기지 않아 왔다. 전략, 전술에 대한 외부의 의구심이 쏟아지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따라가는 중"이라며 일관된 믿음을 보여왔다.
이는 그동안 경험한 스승들에게도 비슷했다. 적어도 시즌 내내 같은 배를 타고 가는 입장에서 스승에 대한 의심은 곧 팀 조직력을 흔드는 것과 같다고 보는 손흥민의 태도가 깔렸다.
SNS에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즐거웠던 여러 가지 모습을 올려놓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자신을 주장으로 선임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다. 그는 "당신은 내게 주장을 맡겼다. 내 경력에서 가장 큰 영광 중 하나"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리더십을 가까이서 배우는 건 놀라운 특권이었다. 감독 덕분에 저는 더 나은 선수이자 더 나은 사람이 됐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당신은 토트넘의 영원한 전설"이라며 진한 애정이 담긴 경의를 표현했다.
앞서 손흥민은 감독이 바뀌면 감사함과 미안함이 담긴 이야기들을 남기고는 했다. 무리뉴에게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죄송하고 함께 했던 시간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 미래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고 콘테에게는 "그에게 감사하다. 정말 훌륭한 감독이고 많은 경험을 가진 분이다. 제가 더 잘해야 했다. 콘테 감독이 떠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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