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는 팀 우완 에이스인 타일러 글래스나우(32)를 팔 수 있는 팀이었고, 다저스는 이 매력에 흠뻑 빠졌다. 결국 글래스나우와 외야수이자 출루율이 뛰어난 선수인 마누엘 마고를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당시 탬파베이는 당연히 유망주를 원하고 있었고, 다저스는 우완 라이언 페피오와 외야수 조니 데루카를 탬파베이에 보냈다.
보낸 유망주 모두 다저스 팜에서 상당한 기대를 모으고 있었던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월드시리즈 우승이 더 급한 다저스로서는 오래 기다릴 수 없었다. 당장의 즉시 전력감이 필요했다. 여기에 페피오의 경우는 어느 정도 긁어봤고, 견적은 나왔다고 생각했다. 에이스 포텐셜은 아니었다. 다저스는 글래스나우를 영입한 뒤 얼마나 만족했으면 5년 연장 계약까지 제안해 사인을 받아냈다.
글래스나우는 에이스급 스터프를 가지고 있는 선수다. 건장한 체구에서 나오는 시속 90마일 중·후반대의 패스트볼은 상대 타자를 압도한다. 여기에 결정구도 풍부하게 갖추고 있는 선수였다. 통산 9이닝당 탈삼진 개수가 11.47개에 이른다. 선발 투수로는 특급 중의 특급이다. 다만 이 평가는 어디까지나 ‘건강하다면’ 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다저스도 이를 모르지 않았으나, 결국 그것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그런데 첫 해부터 그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글래스나우는 2024년 22경기에서 134이닝을 던지며 9승6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했다. 마운드에 오르는 날은 좋은 투수였지만, 시즌 끝까지 가지 못했다. 글래스나우는 지난해 7월 등 부상으로 첫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8월 중순에는 팔꿈치 문제로 끝내 시즌을 접었다. 정작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는 써보지도 못했다.
올해 다시 기대를 모았으나 역시나였다. 시즌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한 뒤 4월 29일(한국시간) 어깨 부상으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어깨에서 시작된 통증이 온몸의 무기력증으로 이어졌다. 다저스는 글래스나우의 차도가 없자 1일에는 60일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했다. 즉, 6월 말까지는 아예 복귀가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다저스 팬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글래스나우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평균자책점은 비슷하고, 오히려 벌써 200이닝을 소화하며 글래스나우보다 훨씬 더 팀에 보탬이 되고 있는 셈이다. 연봉은 비교도 할 수 없다. 페피오의 올해 연봉은 메이저리그 최저 수준인 75만 달러 수준이고, 2028년 시즌이 끝나야 FA 자격을 얻는다. 반대로 글래스나우는 5년간 1억3560만 달러를 받는 선수이며, 이를 연 평균으로 나누면 약 2700만 달러다. 다저스가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다.
물론 페피오와 데루카가 다저스에 있었다면 이 정도 출전 시간을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글래스나우에 비해 훨씬 젊고, 훨씬 가성비가 좋은 선수들이다. 다저스가 장사를 잘못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글래스나우는 여전히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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