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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현장] 완벽했던 전북의 한 여름밤 축구 대축제! '역전승+전석 매진+이재성+잔나비'까지...모든 게 맞아떨어진 '그런 날'

스포티비뉴스 장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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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현장] 완벽했던 전북의 한 여름밤 축구 대축제! '역전승+전석 매진+이재성+잔나비'까지...모든 게 맞아떨어진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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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전주, 장하준 기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하루였다.

전북 현대는 31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7라운드에서 울산 HD에 3-1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북은 울산의 이청용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송민규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박진섭과 티아고의 연속골로 승점 3점을 챙겼다.

전북 입장에서는 최고의 승리였다. 승점 3점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였고, 결국 낼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전북은 이날 경기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기울였다. 전북에서 프로 데뷔한 후 한국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거듭난 이재성(마인츠05)이 팬 사인회 및 경기 관람을 위해 전주월드컵경기장 방문이 확정됐다. 전북 팬들 입장에서는 설렐 수밖에 없는 소식이었다.

이어 전북은 인기 밴드 ‘잔나비’를 초청해 하프타임 공연을 준비했다. 다양한 인기곡을 보유한 잔나비의 방문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전북은 현재 K리그1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공식전 14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이러한 호성적은 흥행 보증 수표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 3박자가 갖춰지며 결국 구단 창단 후 첫 매진 기록을 세웠다. 이날 경기장에는 총 31,830명의 관중이 찾았다. 시즌에 앞서 지정 좌석제로 운영되는 시즌 티켓을 구매한 관중들을 포함해 32,560석이 꽉 차며 매진됐다. 원정석을 가득 메운 울산 원정 팬들도 매진에 한몫했다. 다만 시즌 티켓 보유자 중 700여 명이 이날 경기장을 찾지 못하며 방문 실 집계는 31,830명이 됐다.

이렇게 모든 판이 깔렸다. 이제 전북은 승리하기만 하면 됐다. 마침, 상대는 근 몇 년 동안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 왔던 울산이다. 승점 3점뿐만 아니라 두 팀 사이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였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양 팀 서포터즈는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근 몇 년간 쉽게 들을 수 없는 높은 데시벨이었다. 일부 취재진은 계속된 거대한 응원전 덕분에 경기 후 두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전반 10분 울산이 이청용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울산의 원정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고, 전북의 홈 팬들은 기죽지 않고 응원을 이어갔다. 이어 전반 25분 송민규가 동점골로 응수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홈 팬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두 팀의 전반전은 1-1로 마무리됐다. 곧바로 잔나비의 하프 타임 공연이 시작됐다. 노래가 시작되자, 전북 팬, 울산 팬 할 것 없이 경기장을 찾은 모두가 핸드폰 플래시를 켜며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어 잔나비의 히트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가 흘러나오자, 관중들은 노래를 함께 따라 불렀다. 현대가 더비의 열기를 잠시 식혀준 한 편의 잔잔한 콘서트였다. 잔나비는 공연 내내 환상적인 라이브와 남다른 팬 서비스로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이후 잔나비의 공연이 끝나자마자, 두 팀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다시 뜨거워졌다.


후반전 역시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전반전에 비해 득점이 쉽게 나오지 않으며 손에 땀을 쥐는 경기가 계속됐다.

그러던 중 후반 41분 전북의 주장 박진섭이 역전골을 터트렸다. 그의 득점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앞서 이청용의 선제골 과정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렀던 박진섭이었기에, 본인에게 더욱 의미가 남달랐던 골이었다.

역전골을 내준 울산이 몰아붙였다. 전북은 수비에 집중했다. 후반 추가시간 정우영의 슈팅이 송범근의 선방에 막히자, 양 팀 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티아고가 경기를 끝내는 추가골을 넣었다. 이후 종료 휘슬이 울리고, 전북 선수들과 팬들은 열광했다. 경기장을 방문한 이재성은 기립 박수를 보냈으며, 잔나비는 전북 대표 세레머니인 ‘오오렐레’를 함께했다.

이렇게 전북이 원했던 모든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경기 후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전북이 홈 경기에서 승리할 때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항상 싸이의 ‘예술이야’라는 노래가 울려 퍼진다. 전북은 당연히 이날도 마찬가지로 ‘예술이야’를 경기장에 흘려보냈다.




하지만 울산을 향한 전북 팬들의 ‘잘 가세요’ 떼창이 울려 퍼지자, ‘예술이야’를 껐다. 경기장을 가득 메워준 전북 팬들을 위한 작지만 세세한 배려였다. 경기의 주인공인 팬들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았다.

이어 서포터즈석 앞에 선 선수단은 팬들과 교감했다. 박진섭은 응원가를 선창했으며, 송민규는 깃발을 직접 흔들며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오오렐레’를 끝으로 세리머니를 마무리했다.

기쁜 것은 선수단과 팬들만이 아니었다. 전북 관계자들 역시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 있었다. 한 관계자는 “승리가 확정된 직후, 프런트끼리도 ‘오오렐레’를 했다. 우리가 이렇게 기뻐했던 적이 오랜만인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부담이 컸다. 처음 겪어보는 매진이었기에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그렇기에 이런 결과가 나와 더 기쁜 것 같다”라며 환호했다.

전북 입장에서는 완벽한 하루였다. 이재성의 방문과 잔나비의 하프타임 공연, 구단 창단 후 전석 매진, 그리고 A매치 휴식기 전 ‘현대가 더비’ 승리까지 정말 모든 것이 맞아떨어진 그런 날이었다. 한 여름밤, 전주에서 열린 축구 대축제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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