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한국시간) 영국의 '더 선'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복수 구단이 손흥민 영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토트넘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초대형 제안이 도착하면 손흥민의 이적을 배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는 이제 간판으로 내세울 카드가 필요해졌다. 그동안 슈퍼스타들을 사우디아라비아로 불러모으고, 유럽 못지않은 자본력을 자랑하게 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가 떠날 의사를 보였다. 그러자 사우디아라비아 고위층은 동양권에서 아주 큰 인지도를 지니는 손흥민을 통해 리그 브랜드를 한층 더 높이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당초 리버풀과 계약이 만료되는 모하메드 살라 영입을 추진했다. 살라는 무슬림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중동권에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다. 상징적인 살라를 데려오려고 노력했으나 리버풀과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다른 카드를 고려했다. 그 결과 아시아 팬층을 확실하게 확보하기 위해 손흥민을 낙점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무관에서 탈출했다. 유일하게 생존했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우승하면서 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지금의 선수단을 보강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베테랑인 손흥민을 정리하면서 막대한 돈을 품으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루게 된다. 토트넘은 이를 기다리는 모양새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아름다운 이별을 할 때라고 느끼는 듯하다. 손흥민이 토트넘 입단 10년 만에 우승 숙원을 풀면서 더욱 적기라는 생각을 품는다고 해석 가능하다. 토트넘도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손흥민을 구단 공식 레전드로 인정하면서 그동안 공로를 보상했다.
이를 보면 1971-72시즌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 우승 당시 주장이었던 앨런 멀러리, 1983-84시즌 같은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린 스티브 페리먼 그리고 지금의 손흥민이 나란히 배치됐다. 이 세 명은 토트넘 구단 역사상 유럽 대항전 트로피를 들어올린 단 세 명의 주장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한국인 최초의 유럽 대항전 우승 주장, 토트넘 41년 만의 유로파리그 트로피, 공식 레전드 등극' 등 손흥민의 커리어는 이제 단순한 개인 성과를 넘어, 토트넘과 한국 축구의 역사로 남았다. 단순한 은빛 컵이 아닌, 수많은 노력과 헌신, 그리고 끝까지 버틴 인내의 상징이다. 이제부터 손흥민은 그 어떤 수식어 없이도 레전드라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는 인식이었다.
스퍼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전설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주말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이 끝난 뒤 진행한 우승 행사에서 손흥민은 토트넘 레전드의 현재 진행형을 잘 보여줬다. 15kg에 달하는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고 그라운드 중앙으로 걸어나오는 손흥민을 반긴 건 페리맨, 마틴 치버스, 오스발도 아르딜레스 등 전설들이었다.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글로벌 커뮤니티 '레딧'의 토트넘 팬페이지인 'COYS'에서도 "손흥민이 토트넘 유스 출신에 영국인이었으면 평가가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선수라서 자연스럽게 과소평가를 받는 환경에서도 손흥민이 만들어낸 이력은 '자국 선수였으면' 하는 바람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그런데 토트넘은 손흥민을 통해 막대한 돈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자 계산기를 두드린다. 토트넘의 계획을 파악한 '디 애슬레틱'은 "토트넘은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며 손흥민과 2026년까지 1년 더 동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행보가 불투명하다"며 "손흥민은 내년이면 34살이 된다. 아마도 토트넘에서 보내는 마지막 순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조용히 속삭일 수 있다"고 머지않아 결별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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