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속도 조절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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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앞두고 대출 ‘막차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대출 수요를 더욱 자극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은행권은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 대출금리도 내림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3.98%로 집계됐다. 주담대 금리가 3%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3.74%) 이후 7개월 만이다. 전체 가계 대출 평균 금리도 지난달 연 4.36%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기준 금리 추가 인하로 대출금리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한은이 오는 8월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기 전에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시중금리 하락과 맞물리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스트레스 DSR은 실제 대출금리에 일정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차주의 원리금 상환 능력을 산정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3단계 적용 시 연봉 1억 원 차주가 5년 혼합형 금리를 택할 경우 대출 한도는 2단계 대비 약 3300만 원 줄어든다.
가계대출은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지난 2~3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일시 해제 여파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 탓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잔액도 큰 폭으로 늘었다. 2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2423억 원으로 전월 말(743조 848억 원) 대비 4조1575억 원 늘었다. 4월 증가 폭(4조5337억 원)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속도 조절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비대면 아파트 담보 대출 금리 하단을 0.25%p 올렸고 비대면 주담대 신청 건수를 150건으로 제한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16일부터 신용대출 '우리WON갈아타기 직장인대출'의 우대금리(최대 0.6%p)를 운영하지 않는다.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6월 실행 주담대 접수를 중단했다. 다음 달 2일부터 대면 전세자금대출 타행 대환을 일시 취급 중단한다. SC제일은행은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0.2%p 인상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총력 관리를 예고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한은 기준금리 인하 직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토허제 영향, 기업공개(IPO) 청약 등으로 일시 증가한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이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투데이/손희정 기자 (sonhj122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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