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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영방송 제작 다큐, 트럼프 비판 장면 삭제 논란 일파만파

이데일리 김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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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영방송 제작 다큐, 트럼프 비판 장면 삭제 논란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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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슈피겔만 조명한 최근 방송분서 90초 분량 삭제
"트럼프 풍자 만화 장면 삭제 지시" 프로듀서 주장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미국의 공영방송사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내용이 삭제된 채 전파를 타 논란이 일고 있다.

아트 슈피겔만 저명 만화 ‘쥐’ 표지.

아트 슈피겔만 저명 만화 ‘쥐’ 표지.

25일(한국시간)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국 공영 TV PBS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마스터스’ 시리즈의 총괄 프로듀서가 퓰리처상을 수상한 유명 만화가 아트 슈피겔만을 조명한 최근 방송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슈피겔만의 과거 작품이 등장하는 장면을 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PBS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영언론을 대상으로 정부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던 시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방송분인 슈피겔만 편을 제작한 프로듀서 알리시아 샘스는 방송일인 지난 15일(현지시간)을 2주 앞두고 총괄 프로듀서인 마이클 캔터로부터 약 90초 분량을 덜어내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삭제 장면은 2016년 미국 대선 직후 슈피겔만이 그린 풍자 만화가 등장한 대목이다. 당시 만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카락에 파리떼가 몰려 배설물을 형상화한 듯한 그림이 담겨 있었다.

가맹 방송사로 이 시리즈를 함께 제작한 WNET 그룹 스티븐 세갈러 프로그램 담당 부사장도 제작자들에게 변경이 필요하다는 점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세갈러 부사장은 “이 이미지가 불쾌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방송 제작 관계자들은 이 장면의 삭제 배경에 정치적 고려와 계산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슈피겔만 편 제작진은 PBS와 WNET에 서한을 보내고 이번 조치에 대해 “공영 미디어가 모든 미국인을 위한 플랫폼이라고 오랫동안 생각해온 예술가와 영화 제작자, 언론인들의 언론 자유를 저하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작가 슈피겔만 역시 성명을 통해 “언론의 자유에 입마개를 씌우려는 사악한 세력에 협조하려는 PBS와 WNET의 행태는 비극적이고 끔찍하다”라고 일갈했다.

슈피겔만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을 다룬 만화 ‘쥐’로 1992년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의 저명 만화가다. ‘아메리칸 마스터스’는 미국 문화계에 큰 영향을 미친 예술가들의 전기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일 공영라디오 NPR, 공영TV PBS에 대한 정부 지원을 전면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PBS의 연간 운영 예산에서 정부 지원의 비율이 약 16%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