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앞에 겸손하라 [.txt]

불확실성에 맞서는 기술 l 데이비드 스피겔할터 지음, 양병찬 옮김, 생각의힘, 3만3000원

우리는 어떻게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는 세상에서 위험을 피하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세계적 통계학자인 데이비드 스피겔할터는 ‘불확실성에 맞서는 기술: 실업률, 주식, 전쟁, 기후변화, AI까지’에서 공식이나 모델로도 포착할 수 없는 불확실성과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들에 어떻게 대응하고, 여러 갈림길에서 더 현명한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지혜를 제시한다. 베이지안 정리, 카오스 이론, 앙상블 같은 수학 도구와 다양한 학문의 최신 연구를 넘나든다.

그는 확률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하지만, 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믿음은 허상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운명을 바꿀 뻔한 실패로 남은 ‘피그스만 침공’은 성공률 ‘30%’를 ‘적당하다’라고 표현했기 때문에 빚어진 오판이었다. 이 책에는 인간의 무지나 입맛에 따라 수학을 오용해 잘못된 결정으로 내몬 사례들이 가득하다. 지은이는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를 인간의 오만 그리고 수학은 모든 걸 해석할 수 있다는 오해, 불확실성을 인정하지 않는 폐쇄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럼 통계와 확률을 이용해 우리가 미래의 재난들에서 생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은이는 이 책에서 위험은 세계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직시하고 나비효과를 대비할 것 등 9가지 기술을 제시한다. 그는 “우리가 불확실성을 안고 살아간다고 해서 지나치게 조심해서는 안 되며, 무모하지 않을 만큼 위험을 감수하면서 적응력과 회복 탄력성을 발휘하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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