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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어머니가 원동력”... 하루 100㎞ 달려 35일만에 호주 횡단한 英남성

조선일보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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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어머니가 원동력”... 하루 100㎞ 달려 35일만에 호주 횡단한 英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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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장거리 육상선수 윌리엄 굿지가 19일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아버지 그레이엄과 함께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굿지는 퍼스 코트슬로 비치에서 시드니 본다이 비치까지 35일 만에 횡단한 신기록을 세웠다. /EPA 연합뉴스

영국의 장거리 육상선수 윌리엄 굿지가 19일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아버지 그레이엄과 함께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굿지는 퍼스 코트슬로 비치에서 시드니 본다이 비치까지 35일 만에 횡단한 신기록을 세웠다. /EPA 연합뉴스


영국의 초장거리 육상선수 윌리엄 굿지(30)가 하루 100km를 달려 35일 만에 호주 대륙을 횡단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19일 BBC 등에 따르면, 굿지는 지난달 15일 퍼스 코테슬로 비치에서 출발해 19일 시드니 본다이 비치까지 3800km를 35일 만에 완주했다. 굿지는 하루 평균 100km를 달려 마라톤 2.5회 거리를 소화했다. 이는 2023년 호주 출신 크리스 턴불이 세운 39일 기네스 세계 기록을 4일 단축한 것이다. 굿지의 기록은 아직 기네스 세계기록에 의해 검증되지 않았다.

이번 도전은 극한의 신체적 고통을 동반했다. 굿지는 뼈마디 통증과 아킬레스건 부상에 시달렸고 발톱도 여러 개가 빠졌다. 몸의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자세로만 잠을 청해야 해서 제대로 잠을 자기도 어려웠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힘들었다. 특히 처음 9일은 정말 힘들었다. 제가 해본 일 중에 가장 힘든 일이었을 것”이라며 “끝나지 않을 악몽 같았지만, 몸과 마음이 아무리 힘들어도 굴하지 않고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라고 떠올렸다.

영국의 육상선수 윌리엄 굿지가 19일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 결승선을 통과한 후 아버지와 함께 고인이 된 어머니를 추모하며 본다이 비치 해안가에 백합 꽃다발을 놓는 모습. /EPA 연합뉴스

영국의 육상선수 윌리엄 굿지가 19일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 결승선을 통과한 후 아버지와 함께 고인이 된 어머니를 추모하며 본다이 비치 해안가에 백합 꽃다발을 놓는 모습. /EPA 연합뉴스


굿지의 도전은 어머니 아만다에 대한 추모로 시작됐다. 그는 2018년 어머니가 암으로 사망한 후 마라톤을 시작했고, 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기리며 암 연구 기금 모금을 위해 이번 도전을 결심했다. 굿지는 호주 횡단을 통해 2만달러 이상을 모금했으며 전 세계 도전을 통해 암 연구·암 관련 지원에 25만달러를 모았다. 굿지는 어머니의 투병 기억이 도전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목숨을 걸고 싸우는 모습을 보면 제 고통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라며 “힘든 순간마다 어머니가 어떻게 투병했는지, 저를 어떻게 지지해주었는지 생각했다. 어머니가 항상 저와 함께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굿지의 도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그의 팀이 운영한 유튜브 계정은 25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굿지는 마지막 5km 구간에서 함께 달릴 주자들을 초청해 완주했고, 본다이 비치 결승선에서는 수많은 시민이 그의 완주를 축하했다. 굿지는 결승선을 통과한 후 고인이 된 어머니를 추모하며 본다이 해변에 꽃다발을 놓았다.

굿지는 이미 미국 횡단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뉴욕까지 5000km를 55일 만에 달려 영국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또 영국 48개 주에서 마라톤을 완주한 경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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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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