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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수중전도 맨몸으로… ‘8번째 미션 임파서블’ 더 극한으로

조선일보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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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수중전도 맨몸으로… ‘8번째 미션 임파서블’ 더 극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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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8’ 내일 개봉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서 톰 크루즈가 악당을 따라잡으려 항공기에 매달려 있다. ‘파이널 레코닝’은 실시간예매율 1위(68%, 15일 오후 11시 현재)로 2위인 ‘야당’(4%)을 크게 따돌리고 있다./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서 톰 크루즈가 악당을 따라잡으려 항공기에 매달려 있다. ‘파이널 레코닝’은 실시간예매율 1위(68%, 15일 오후 11시 현재)로 2위인 ‘야당’(4%)을 크게 따돌리고 있다./롯데엔터테인먼트


당분간 이 이상의 액션은 없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8번째 작품인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17일 개봉)에서 ‘액션 초인’ 톰 크루즈는 다시 한번 불가능에 온몸을 던진다. AI와 싸워 지구를 구하는 비밀 요원 이선 헌트는 ‘진짜’ 액션으로 극장을 살리려는 톰 크루즈 자신이 된다.

◇필사의 액션이 폭발하는 최상의 오락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파이널’)은 러닝타임 2시간 50분으로 시리즈 중 가장 길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고도로 발달한 AI가 핵무기를 장악해 인류를 몰살시키려 한다. 막을 수 있는 건 이선 헌트(톰 크루즈)뿐. 7편 ‘데드 레코닝’에서 AI의 소스 코드가 담긴 비밀 장치를 싣고 침몰한 잠수함의 좌표부터 알아내야 한다.

‘파이널’ 초반은 다소 느리고 굼뜨다. 전반 1시간에선 수시로 회상 장면이 등장해 1~7편에 흩어진 실마리를 이어붙인다. 차가운 첩보 스릴러였던 1편에서 고강도 액션 영화로 진화한 시리즈의 30년 역사도 아울러 보여준다. 3편에서 생화학 무기로 언급했던 토끼발의 정체, 1편의 악당이었던 짐 펠프스(존 보이트)의 혈육도 드러난다. ‘파이널’이 7편 에서 이어지다 보니 7편을 보지 않은 관객을 위한 내용 요약도 들어있다. 톰 크루즈표 액션을 기대하는 관객에겐 지리하게 느껴질 설명이다. 게다가 7편에 이어 등장하는 악당은 ‘파이널’에서도 여전히 매력이 희미하며 출연을 위해 출연하는 듯 보인다.

◇극장에서 보고싶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톰형의 집념

이 모든 약점은 ‘미션’의 진가가 드러나는 1시간 이후 짜릿하게 상쇄된다. 어차피 ‘미션’에서 이야기는 부수적이다. 진짜를 보고 싶은 관객에게 ‘진짜’를 선사하는 ‘톰형’의 자기 증명, 폭발적인 액션이 ‘미션’의 본질이자 핵심이다. ‘파이널’ 후반은 바다와 하늘을 오가는 천신만고 간난신고의 액션이 숨 쉴 틈 없이 몰아친다. 수중 액션에선 올해 63세 톰 크루즈가 속옷만 입고 마구잡이로 덮쳐오는 어뢰를 피한다. 고공 액션에선 아찔하게 활강하는 항공기에 매달려 걷어채이고 얻어맞는다. 상공에서 불어닥치는 강풍에 맞서며 일그러지는 톰형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차라리 진짜가 아니길 바라는 간절한 심정이 된다. 그를 매단 것은 케이블이 아니라 집념이다. 톰형은 노쇠와도 일합(一合)을 겨루듯 수시로 탄탄한 신체를 드러낸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수중 액션 촬영장에서 모니터를 보고 있는 톰 크루즈(왼쪽)와 감독 크리스토퍼 매쿼리./롯데엔터테인먼트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수중 액션 촬영장에서 모니터를 보고 있는 톰 크루즈(왼쪽)와 감독 크리스토퍼 매쿼리./롯데엔터테인먼트


‘파이널’은 첫 대사에서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들(those we never meet)’을 위해 이선 헌트가 미션을 수행해왔음을 수차례 강조한다. 이선이 얼굴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달렸듯, 톰 크루즈는 얼굴도 모르는 관객이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사력을 다해 연기한다.

8편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있었으나 ‘파이널’의 엔딩은 이선 헌트가 다음 미션을 수락할 의향이 여전함을 암시한다. 톰 크루즈도 인터뷰에서 “시리즈의 정점이니 즐겨달라”고만 답했다.

‘파이널’의 대통령(앤절라 바셋)이 미션을 지시하며 건네준 편지는 오직 한 줄이었다. ‘1996년 5월 22일’. 영화에서 일절 설명이 없는 이 한 줄은 ‘미션 임파서블’ 1편의 개봉일이다. 이선 헌트의 ‘미션’ 시작은 관객의 즐거움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톰 크루즈 미션의 시작이었다. 그 미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관객이 수락할 의향이 있다면.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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