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과학 기술 지원을 대폭 축소하면서 미국을 떠나려는 고급 인재들이 늘자, 세계 각국의 영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연구·개발 정책이 뒤집히면서 과학 연구소와 대학에 지원하는 수십억 달러의 연방 예산이 삭감되기 시작했다”며 “수십 년간 미국과 경쟁이 버거웠던 국가들이 전세를 역전시킬 기회를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미국은 세계 최상위급 연구자와 과학자들이 몰려드는 곳이었다. 어느 분야에서든지 연구 예산이 넉넉했고, 연구자들의 급여도 높았다. 우수한 연구실 시설과 장비도 많았다. 미국은 지난해에만 1조달러(약 1400조원) 예산을 지출했다. 특히 이 가운데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기초 연구 분야 예산이 40%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분위기는 달라졌다. 연구소와 대학에 지원하던 수십억 달러 예산이 삭감되고, 연구 대상 분야가 제한됐다. 특히 강경한 이민 정책으로 외국 출신 연구자와 유학생들은 불안한 처지가 됐다.
지난 3월 과학 전문지 ‘네이처’가 과학자 1600명을 상대로 실시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명 중 3명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때문에 미국을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세계 각국은 미국에서 유출되는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는 지난 8일 “이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인재 확보 기회”라며 정부에 인재 영입을 촉구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일 ‘유럽을 선택하세요’(Choose Europe)로 명명한 과학연구 종합 지원 계획을 내놨다. 향후 2년간 5억유로(약 7820억원)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프랑스 정부는 개별적으로도 미국 연구자들을 모시기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 연구원 유치 프로그램에 1억1300만달러(약 1577억원)를 지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은 해외 과학자들을 지원하는 데 5000만파운드(약 930억원)를 지출할 계획이며, 스페인은 과학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4500만유로(약 704억원) 추가 예산을 편성한다고 밝혔다.
NYT는 한국과 중국, 호주도 정부 차원에서 미국 연구자와 학생을 영입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 마련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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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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