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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유럽 최대 공조 업체 인수…140조 글로벌 공조 시장 노린다

머니투데이 김남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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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유럽 최대 공조 업체 인수…140조 글로벌 공조 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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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 2.4조원에 인수…M&A로 데이터센터 진입장벽 한 번에 넘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FlaktGroup, 이하 플랙트)을 2조4000억원에 인수한다. AI(인공지능) 산업과 함께 급성장 중인 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글로벌 중앙공조 시장은 2030년까지 1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14일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Triton)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 유로(약 2조38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플랙트 인수 절차를 연내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급성장 중인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노태문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 도약"


삼성전자는 생성형 AI·로봇·자율주행·XR(가상현실) 등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글로벌 최고 수준의 공조 업체 플랙트를 전격 인수했다. 공조사업은 가정과 다양한 상업, 산업 시설에 최적의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온습도를 제어하는 사업 분야다.

공조사업 중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은 2024년 610억달러(86조4700억원)에서 2030년 990억달러(140조3300억원)로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까지 441억달러(62조 5100억원) 규모로 성장하며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다만 데이터센터 부문은 글로벌 공급 경험, 최적의 설계와 솔루션 제시 역량을 갖춰야 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다.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공조기업을 인수하면서 진입장벽을 한 번에 넘는 선택을 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가정과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시장 중심의 개별공조(덕트리스, Ductless) 제품으로 공조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공조업체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삼성전자의 기존 판매채널에 레녹스의 판매채널을 더해 북미 공조시장 공략도 강화한 바 있다.



100년 이상의 축적된 기술 가진 '플랙트'

삼성전자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되는 냉난방공조 전시회 'ISH 2025(International trade fair for Sanitation, Heating and air)'에 참가한 모습/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삼성전자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되는 냉난방공조 전시회 'ISH 2025(International trade fair for Sanitation, Heating and air)'에 참가한 모습/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플랙트는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공조기기 업체다. 고객별 수요에 맞춘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라인업과 설계 역량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 △민감한 고서·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과 도서관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터미널 △항균·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 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해왔다.

특히 글로벌 대형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에서 뛰어난 제품 성능과 안정성, 신뢰도 있는 서비스 지원 등으로 빠른 성장세를 지속해 오고 있다. 에너지 절감을 통해 저탄소, 친환경 목표 달성이 중요한 초대형 데이터센터 고객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냉각용량, 냉각효율의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외에도 글로벌 톱 제약사, 헬스케어, 식음료, 플랜트 등 60개 이상의 폭넓은 대형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플랙트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의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b.IoT, 스마트싱스)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솔루션(FlaktEdge)을 결합해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좋은 서비스, 유지보수 사업의 확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트레버 영 플랙트 CEO는 "플랙트가 삼성전자의 일원이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100년이 넘는 업력의 글로벌 톱 티어 공조 업체로서 글로벌 대형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플랙트가 이제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업 기반과 투자를 통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앞서 로봇(레인보우로보틱스), AI(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 메드텍(소니오), 오디오·전장(룬,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등 미래 성장 산업 관련 기업을 잇따라 인수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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