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89세…경제 발전·빈곤 감소 등 성과
세계 최초 대마초 합법화로 논란도
세계 최초 대마초 합법화로 논란도
지난해 6월 대선 투표를 마친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 AFP 연합뉴스 |
'세계에서 가장 검소한 대통령'으로 불렸던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9세.
야만두 오르시 우루과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저의 동지, 페페 무히카가 정말 그리울 것"이라며 "그는 대통령, 활동가, 사회의 모범, 사랑받는 어른이었다"고 추모했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독재 정권에 맞선 게릴라 조직 투파마로스 출신 대통령으로, 2010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재임했다. 그는 우루과이 경제 발전과 빈곤 감소 등에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고, 65%라는 높은 지지율로 임기를 마쳤다.
'페페'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무히카 전 대통령은 우루과이 정치계 거두이자, 국외에서도 명성을 얻은 좌파의 아이콘이었다.
대통령 월급 대부분을 사회단체 등에 기부했고, 1987년형 하늘색 폴크스바겐 비틀을 타고 다니는 검소한 모습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렸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진보적 정책을 펼쳐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가톨릭 전통을 고수하던 나라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고, 우루과이를 세계 최초로 기호용(오락용) 마리화나 완전 합법화 국가 만들었다.
대통령 퇴임 후에도 정치 활동을 이어가다 2020년 상원의원직 사퇴와 함께 정계를 떠났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삶과 철학이 담긴 어록으로도 유명하다. "삶에는 가격 라벨이 붙어 있지 않으니 나는 가난하지 않다", "권력은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하며, 단지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드러낼 뿐", "우리는 진짜 숲을 파괴하고 익명의 콘크리트 숲을 만들고 있다", "유일하게 건강한 중독은 사랑의 중독" 같은 말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지난해 식도암 투병 사실을 밝힌 바 있다.그는 암 투병 중에도 "인생은 아름답지만 지치고 쓰러질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젊은이에게 전하고 싶다"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넘어질 때마다 다시 시작하고, 분노를 희망으로 바꾸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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