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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의 커리어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축하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김민재의 우승을 기념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김민재가 가마에 탄 채 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인 은접시 '마이스터살레'를 양손으로 들고 크게 웃는 모습이 담긴 그래픽이었다. 구단 차원에서 김민재의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축하한 것이었지만, 앞서 '김민재 패싱 논란'을 잠재려우는 시도로밖에 해석되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13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 계정에 김민재의 우승을 축하하는 단독 게시글을 올렸다. 구단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고 들어올린 첫 트로피"라며 바이에른 뮌헨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김민재를 조명했다.
김민재는 지난 5일 바이엘 레버쿠젠이 SC 프라이부르크 원정에서 2-2로 비겨 바이에른 뮌헨의 분데스리가 우승이 확정되면서 자신의 커리어에 우승 기록을 추가했다. 나폴리에서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정상에 오른 뒤 2년 만에 맛보는 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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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쁨도 잠시, 바이에른 뮌헨은 우승이 확정된 이후 공식 채널에 올린 우승 축하 영상 썸네일에서 김민재의 모습을 빼 논란을 자초했다.
구단은 "트로피를 집으로 가져왔다. 구단, 팬들, 그리고 도시를 위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사령탑인 뱅상 콤파니 감독과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들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썸네일로 활용했는데, 시즌 내내 팀의 핵심 센터백이었던 김민재의 모습이 빠져 논란이 됐다.
그도 그럴 게 김민재는 시즌이 초반부터 콤파니 감독이 직접 중요한 선수라고 언급하면서 꾸준히 선발 출전했고, 중요한 경기마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바이에른 뮌헨의 후방을 책임졌던 선수다. 특정 선수가 누락될 수는 있으나, 바이에른 뮌헨이 한 시즌 동안 베스트 일레븐의 일원으로 활약한 김민재를 빼놓는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팬들의 의문은 인종차별에 대한 의심으로 커졌다. 한국 선수인 김민재가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기저에 아시아인을 깔보는 바이에른 뮌헨의 직원들이 김민재를 썸네일에서 제외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거 독일에서 뛰던 시절 인종차별을 당해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밝혔던 손흥민의 인터뷰도 재조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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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바이에른 뮌헨은 결국 썸네일을 수정했지만, 씁쓸한 뒷맛은 여전하다. 구단이 김민재의 첫 분데스리가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단독 게시물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여론이 여전히 부정적인 이유다. 오히려 팬들은 바이에른 뮌헨이 이 게시글로 자신들의 실수를 무마하려는 게 아니냐고 분노하고 있다.
세계적인 구단들은 각 국가, 지역마다 게시글 노출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팬들의 의심은 생각보다 합리적이다. 모든 선수가 아닌 김민재를 위한 게시글이라는 점,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 공식 계정에서 한국어로 게시글을 올렸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게시글 역시 한국을 타깃으로 한 게시글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바이에른 뮌헨의 태도와 달리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은 김민재를 분데스리가 우승 주역으로 인정하면서 그를 챙겨줬다는 점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11일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2-0으로 꺾은 뒤 우승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구단이 분데스리가 운영 주체인 독일축구리그(DFL) 측에 묀헨글라트바흐전 이후 우승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요청했고, DFL이 이를 수락하면서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우승을 축하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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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대로 우승 메달을 받은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함께 마이스터살레를 들어올리며 분데스리가 우승을 자축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는 구단의 레전드 토마스 뮐러가 마지막으로 우승 메달을 받았고, 가장 먼저 마이스터살레를 들고 세리머니를 이끌었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뒤에 서 있던 김민재를 앞으로 끌어내 마이스터살레를 품에 안겨줬다. 이 과정에서 김민재의 동료이자 라이벌이었던 에릭 다이어가 김민재의 멱살을 잡아끌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커리어 첫 우승을 차지한 해리 케인도 김민재의 등을 떠밀며 김민재가 마이스터살레를 들어올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바이에른 뮌헨 입단 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김민재의 여정은 실제 기간보다 길게 느껴졌다.
지난 2023년 여름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시즌 초반 토마스 투헬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지만, 시즌 도중 열렸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기점으로 체력 문제를 겪으며 벤치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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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열린 DFL 슈퍼컵에서 RB 라이프치히에 0-3으로 패배해 우승에 실패했고, 분데스리가에서는 바이엘 레버쿠젠에 우승을 내줬으며, 자국 컵 대회인 독일축구연맹(DFB) 포칼에서는 3. 리가(3부리그)의 자르브뤼켄에 패배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에 의해 탈락하며 12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다.
절치부심한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사령탑을 전격 교체했고, 신임 감독인 콤파니 감독은 지난 시즌 벤치 자원이었던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중용하며 분데스리가 왕좌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김민재는 독일 언론들의 질타를 받고,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뛰면서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며 당당히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 주역으로 이름을 남겼다. 이번 시즌은 김민재가 자신이 유럽에서도 최고의 클럽으로 불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확고한 주전으로 뛸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시즌이었다.
사진=연합뉴스 / 바이에른 뮌헨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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