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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노 패싱' 트로피 세리머니, 인종차별 없었다…케인-다이어 등 슬쩍 밀어 → 뮌헨 우승 동료애 과시

스포티비뉴스 조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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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29)를 우승 주역에서 제외했지만, 선수단은 달랐다. 해리 케인과 에릭 다이어, 토마스 뮐러 등이 김민재의 등을 툭툭 밀며 정 가운데에서 트로피 세리머니를 하라고 부추겼다.

바이에른 뮌헨이 독일 분데스리가 정상을 되찾았다. 11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끝난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 33라운드를 2-0으로 이겼다. 징계를 끝내고 돌아온 해리 케인이 선제골을 넣었고, 마이클 올리세가 쐐기를 박았다.

웃으면서 세리머니를 펼쳤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미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주 RB 라이프치히와 원정 경기에서 종료 직전 3-3 동점골을 내주면서 아쉽게 자력으로 조기 우승을 결정하지 못했으나, 이튿날 바이엘 레버쿠젠이 프라이부르크와 비기면서 잔여 일정 상관없이 정상 등극이 결정됐다.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으로 김민재는 한국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을 썼다. 유럽에 진출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빅클럽에서 뛰는 건 물론 빅리그를 두 차례나 주축으로 우승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 이어 분데스리가까지 최고의 무대를 정복했다.


독일 진출 2년 만에 분데스리가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 리그 27경기에 출전하며 어느 누구보다 핵심으로 뛰었기에 바이에른 뮌헨이 정상을 탈환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는 한국 축구의 전설인 차범근과 손흥민도 이루지 못한 대업이다. 1980년대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에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을 안긴 차범근도 분데스리가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뛰었던 손흥민도 무관으로 독일 무대를 떠났다.

김민재는 단시간에 빅리그 타이틀을 중심적인 역할로 해냈다는데 눈길을 끈다. 유럽에 진출한 시기가 상당히 늦다. 전북 현대와 베이징 궈안을 거쳐 유럽 무대를 밟은 건 2021년이다.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와 계약하며 유럽에 처음 등장한 김민재는 매년 팀과 리그를 옮기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숨에 빅리거가 됐다. 2022년 SSC 나폴리에 입단하며 세리에A에 진출한 김민재는 세계 최고 레벨로 도약했다. 입단 직후 나폴리를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우승을 이끌면서 핵심 수비수로 떠올랐다. 세리에A 사무국은 김민재 활약에 박수를 보냈고 아시아인 최초 이탈리아 세리에A 올해의 선수상으로 톱 클래스 경기력을 인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수비수 최초로 발롱도르 순위에도 진입했다. 2023년 수비수로는 가장 높은 22위에 호명됐다. 한국 선수가 30위 안에 든 건 역대 4번째. 2002년 설기현(당시 안더레흐트)을 시작으로 박지성(2005년•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손흥민(2019•2022년•토트넘 홋스퍼) 등이 발롱도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곧바로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한국 선수가 유망주 시절이 아닌 성인 레벨에서 기량을 입증해 '레바뮌' 유니폼을 입는 기염을 토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 5,000만 유로(약 793억 원)를 쏟아부을 정도로 노력했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늘 핵심으로 분류됐다. 입단 첫해 토마스 투헬 감독 밑에서 전반기 쉴 틈 없이 뛰었다. 그러다 혹사 피로도가 쌓인 후반기 기복을 보이면서 다소 힘든 시기를 보였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다. 뱅상 콤파니 감독으로 바뀐 뒤에도 여전히 센터백 1순위로 인정받으면서 분데스리가를 누볐고 마침내 트로피까지 들었다.



선수들에게 인정을 받는다. 이날 세리머니에서 잘 드러났다. 경기가 끝나고 우승 축하연이 시작됐다. 주장부터 선수 한 명 한 명 중앙 단상으로 나와 은빛 접시(마이스터 샬레)를 들고 기쁨을 표하는 시간이 펼쳐졌다. 트로피에 한이 새겨졌던 케인을 비롯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뮐러 등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김민재는 한발 빠졌다. 다른 선수들에게 세리머니를 계속 양보하자 동료들이 일제히 직접 들라고 등을 떠밀었다. 케인과 뮐러, 다이어가 김민재를 정중앙으로 몰면서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제서야 김민재도 트로피를 든 뒤 동료들을 속이는 재치까지 발휘하며 우승컵을 손에 쥐었다.


구단과 참 다르다. 바이에른 뮌헨이 공개한 우승 기념 영상에서 논란이 있었다. 구단이 공식 채널이 공개한 큰 포스터에는 김민재, 이토 히로키가 있었지만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섬네일에 김민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해당 섬네일에는 해리 케인, 마누엘 노이어, 토마스 뮐러 등 주요 주전 선수 10명만 등장했다. 주전급 선수는 골키퍼를 포함해 11명인데 올시즌 바이에른 뮌헨 최다 출전 2위(3593분)에 혹사에 가깝게 헌신했던 김민재가 사라진 것이다. 인종차별 논란으로 번지면서 시끄러웠는데 선수단 안에서는 김민재의 노고를 모두 인정하는 세리머니로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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