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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스 팬이라 행복합니다” 한화 8연승 고공 행진

조선일보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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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스 팬이라 행복합니다” 한화 8연승 고공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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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삼성 꺾고 공동 1위 질주
채은성(앞줄 왼쪽부터)과 류현진 등 프로야구 한화 선수들이 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을 승리로 마친 뒤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한화는 8연승을 달리며 공동 1위를 지켰다. /뉴스1

채은성(앞줄 왼쪽부터)과 류현진 등 프로야구 한화 선수들이 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을 승리로 마친 뒤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한화는 8연승을 달리며 공동 1위를 지켰다. /뉴스1


프로 야구 한화 이글스 팬들을 ‘보살’이라 부른 때가 있었다. 팀이 하위를 헤매도,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어도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 응원가를 부르며 끝까지 지지하는 광경이 자못 감동적이란 일종의 자조성 밈(meme)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졌다. 한화 팬들은 더 이상 ‘보살 코스프레(흉내)’를 할 필요가 없다. 적어도 시즌 중반을 향해 가는 이 시점에서 프로 야구 최강 팀은 한화다. 한화가 6일 대전 안방에서 삼성을 3대1로 꺾으며 8연승을 달렸다. 리그 공동 1위를 지켰다. 지난달(4월 13~23일) 8연승에 이어 시즌 두 번째 8연승. 1986년 창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 원동력은 강력한 선발진과 구원진을 앞세운 ‘짠물 야구’다. 팀 평균자책점(3.08)은 KT(2.90)에 이어 2위지만 최근 8연승 기간 3점 이상 내준 경기가 4월 27일 KT전(4대3 승) 외에는 없을 정도로 탄탄한 투수진이 연승을 다지고 있다. 팀 타율(0.238)이 리그 8위에 8연승 기간 4점 이상 득점한 경기가 2번에 불과하지만, 3점만 내면 이길 수 있는 마운드를 구축하고 있다. 이날도 그랬다. 기회를 만들기 위해 빠르게 달리고 희생과 땅볼로 점수를 만들었다.

한화는 선발 류현진이 지난해 다승왕 삼성 원태인과 에이스 투수 맞대결을 펼쳤다. 류현진은 3회초 삼성 구자욱에게 몸에 맞는 볼, 다음 타자 볼넷을 허용한 뒤 이어 디아즈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위기를 관록으로 넘기며 추가 실점을 막아내자 침묵하던 한화 타선이 반격에 나섰다. 5회말 선두 타자 황영묵이 우중간에 떨어진 안타에 빠른 발로 2루까지 질주한 뒤 3루 도루에도 성공했다. 최재훈이 원태인을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 3루에서 플로리얼이 대전 신구장 몬스터월을 때리는 적시타를 뽑아내 2-1로 역전했다. 6회말에도 내야 땅볼로 1점을 짜내 3-1로 달아났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을 내리고 필승 계투조를 6회부터 투입했다. 박상원-김범수-정우주-조동욱에 이어 최근 연투로 지친 마무리 김서현을 대신해 한승혁이 9회말 올라와 2점 차 승리를 지켰다. 류현진은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4승(2.91)을 챙겼다.

삼성은 4연패에 빠졌다. 이날 5위 KT가 2연패한 덕에 반 경기 차 4위를 유지했다. 구자욱이 류현진 공에 맞아 교체된 것도 우울한 소식이다.


잠실에선 LG가 선발 치리노스 호투와 오스틴 활약으로 두산을 5대1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한화와 공동 1위는 유지했다. 최근 10경기 4승 6패. 오스틴은 2-1로 앞선 6회 3점 홈런(시즌 10호)을 터트려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치리노스는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5승을 올렸다. 평균자책점(1.91) 2위에 피안타율(0.181)과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0.88)은 1위다. 두산은 9위로 떨어졌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사직에선 롯데가 에이스 박세웅 호투로 SSG를 6대0 완파했다. 3연패 탈출이다. 롯데는 전날 1번 타자 황성빈이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하는 악재를 만났지만, 이날 대신 1번으로 나온 윤동희가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박세웅은 7회까지 안타 2개만 허용하며 4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7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다. 평균자책점은 2.54.

고척에선 KIA가 3-3으로 맞선 8회 대타 김규성이 무사 1-3루에서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번트를 대는 척하다가 강공으로 전환하는 것) 안타를 때려 결승점을 뽑았다. 전진 수비를 하던 1루수 키를 넘겼다. 키움에 5대3으로 이겨 전날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SSG와 공동 6위다. 키움은 4연패. 9위(두산)와 5경기 차로 무기력한 최하위다.


수원에선 NC가 6이닝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라일리 활약 속에 KT를 6대3으로 누르고 4연승에 성공하면서 두산을 밀어내고 8위로 올라섰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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