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인재 영입 도운 혐의로 2023년 유죄 받기도
찰스 리버(66) 전 하버드대 화학·생물학과장이 지난달 말 중국 칭화대 교수진에 합류했다./로이터 연합뉴스 |
세계적으로 유명한 나노과학자인 찰스 리버(66) 전 하버드대 화학·생물학과장이 중국 명문 칭화대 교수진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버 교수는 중국 우한이공대학으로부터 매달 수천만원을 받고 중국 정부의 인재 영입을 도우며 이를 숨긴 혐의가 드러나 2023년 4월 미국 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인물이다. 중국이 최근 몇 년간 공격적으로 세계 석학들을 영입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로 평가된다.
5일 미국 보스턴 글로브 등은 리버 교수가 중국 명문 칭화대의 선전 국제대학원에서 최고 교수 직급(highest faculty rank)을 가진 교수로 직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있었던 환영식에서 리버 교수는 “선전의 역동성과 혁신 정신은 이곳에서 글로벌 과학 허브를 공동으로 만들어내겠다는 나의 비전과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리버 교수 임용은 학교의 학문적 우수성을 제고하고 세계적 수준의 학술 공동체를 구축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했다. 하버드대 학생 신문인 하버드크림슨은 “리버 교수는 나노기술을 생물학과 의학에 적용하는 분야의 선구자로 하버드에서도 최고 직위(University Professor)를 지낸 바 있고 국제적으로도 저명한 화학자”라고 했다.
그는 학문적으로 뛰어난 학자이지만 미국 내에서는 중국 정부 연관설 등이 불거지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는 2011년 중국 우한이공대학으로부터 매달 5만 달러(약 6500만원)를 받고 중국 정부의 인재 영입을 도운 뒤 이를 숨긴 혐의 등이 드러나 2023년 4월 연방 법원에서 가택 연금 6개월 및 벌금 5만 달러를 선고받았다. 중국 정부가 2008년부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세계적인 수준의 학자와 교수 1000명을 유치한다는 해외 인재 유치사업 ‘천인계획’에 협력했다는 것이다. 리버 교수는 2023년 2월 하버드대에서 사임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과 유럽의 세계 석학들이 중국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일본의 저명한 수학자인 켄지 후카야 교수는 작년 9월 미국 스토니브룩대를 떠나 중국 칭화대 전임 교수로 부임했다. 하버드크림슨은 “리버 교수의 이번 중국 임용은 중국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 등 선진국을 따라잡거나 이를 능가하기 위한 연구·교육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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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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