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웨이둥, 50일째 공식 행사 불참
2023년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새로 선출된 중앙군사위 허웨이둥(왼쪽) 부주석, 장여우샤(가운데) 부주석, 리상푸(오른쪽) 군사위원 겸 국방부장(장관)이 헌법 선서를 하고 있다. 리상푸는 2023년 10월 해임됐고, 허웨이둥 부주석도 숙청설이 돌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의 24인 중 한 명인 허웨이둥(何衛東·68)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50일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2023년 낙마한 친강 외교부장, 리상푸 국방부장에 이어 또 한 명의 중국 최고위급 인사가 축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군 장악력이 흔들리고 있다’거나 ‘시진핑의 의도한 숙청을 이어가고 있다’는 각종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허웨이둥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폐막 사흘 뒤인 3월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반분열국가법 시행 20주년 좌담회 등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당시 좌담회는 대만 독립에 대한 입장을 공표하는 고위급 행사였는데, 대만 무력 통일 정책을 주도하는 핵심 군(軍) 인사인 허웨이둥이 이례적으로 불참한 것이다. 이어 지난달 2일 열린 중앙군사위의 제43차 나무 심기, 8~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 주변국 업무 회의, 23일 전국 군민(軍民) 관계 강화 정치 행사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정치국 집단 학습에서는 정치국 위원 24명 가운데 해외 순방 중인 왕이 외교부장을 제외하면 허웨이둥이 유일한 불참자였다.
중국 당국도 허웨이둥의 낙마설을 정면 반박하지 않고 있다. 3월 27일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허웨이둥 숙청 여부를 묻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대해 “해당 정보는 없다. 알지 못한다”고 짧게 답했고, 지난달 24일에는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지난해 11월 둥쥔 국방부장 낙마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며, 악의적 왜곡”이라며 강력하게 부인한 것과 대조적인 반응이다. 중국 언론인 출신 재미 평론가 자오란젠은 X에 “허웨이둥이 3월 11일 전인대 폐막 직후 81빌딩(군사 본부) 귀환 중 체포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썼다.
허웨이둥의 낙마가 사실이라면 시진핑 군권 약화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총구에서 권력이 나온다”는 신념을 견지해 왔고, 시진핑은 줄곧 군권 장악에 집중했다. 게다가 중국 군 서열 3위인 허웨이둥은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중앙위원·정치국 위원·중앙군위 부주석으로 ‘3단 승진’하며 시진핑의 총애를 한 몸에 받은 인물이다. 한편 시진핑은 지난달 29일 상하이에서 인공지능(AI) 인재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꿈 실현은 젊은 세대에게 달려 있다”면서 “역사의 바통을 잘 이어받아야 한다”고 했다.
당시 동행한 인사 중에는 중국 지도부의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천지닝(陳吉寧) 상하이 당서기도 있었다는 점에서 시진핑이 권력 이양을 염두에 둔 속내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일각에선 올 하반기 중국공산당 20기 제4차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4중전회)를 앞두고 시진핑이 직접 권력 체계의 정지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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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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