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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LIV 대회 앞둔 장유빈 “쓴소리 듣고 마음가짐 바꿔”

조선일보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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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LIV 대회 앞둔 장유빈 “쓴소리 듣고 마음가짐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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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 “파티 같은 LIV, 밝은 분위기 속 피 터지는 경쟁”
한국 선수 최초로 LIV 골프 리그에 진출한 장유빈(23)이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LIV 대회에 출전한다. 아직 해외 무대에 적응 중인 그는 LIV 골프 코리아 개막을 이틀 앞두고 팀 동료 케빈 나(42·미국), 대니 리(35·뉴질랜드), 고즈마 지니치로(31·일본)와 함께 기자회견에 나서 “남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장타상을 휩쓴 장유빈은 올 시즌 LIV 데뷔 후 처음 한국 팬들 앞에 나선다. 30일 인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소속 팀 아이언헤드GC 기자회견에서 “개인으로만 플레이를 해오다가 LIV에 와서 이렇게 다같이 팀으로서 플레이하는 게 많은 도움도 되고, 최대한 끈기를 갖고 골프를 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며 “이번 대회에 초점을 맞추고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우리 팀 모두 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출범 후 4번째 시즌을 맞은 LIV는 개인과 팀 순위를 따로 매기며, 한 팀은 캡틴 포함 4명이다. 장유빈은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한국 대회를 몇 번 치러봤지만 또 다른 느낌,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라며 “많은 팬들이 와서 보시고, 어린 선수들도 꿈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유빈은 올 시즌 LIV 6개 대회에 출전해 20위권 2번, 40위권 3번을 기록했고, 지난 28일 끝난 멕시코시티 대회에선 최하위에 머물렀다. 2라운드에서만 14오버파를 쏟아냈다. “저도 제 자신에게 많이 속상했다”며 “여태까지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퍼팅이 풀리지 않아 흐름을 찾지 못하고 계속 실수가 나왔다”고 했다. “부진했지만 마음가짐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며 “케빈·대니 프로님께서 처음으로 약간 쓴소리를 해주셨는데 무척 감사했다”고 전했다. “쓴소리라고 표현을 했지만 저를 위해서 해주신 말씀”이라며 “세계 무대에서 통하려면 여태까지 해왔던 노력보다 좀 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럼에도 충분히 할 수 있으니 믿고 열심히 쳤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했다.

장유빈은 “그 말씀을 들으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고, 마지막 날 최선을 다해 플레이했다”며 “정말 내가 생각했을 때 남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노력을 했는지 스스로 질문해봤는데 그렇게까지는 못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앞으로 제가 부끄럽지 않게 더 노력할 예정”이라며 “지난 대회 결과는 잊고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케빈 나(왼쪽에서 둘째)가 30일 인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LIV 골프 코리아 아이언헤드GC 팀 기자회견에서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니 리, 케빈 나, 장유빈, 고즈마 지니치로./연합뉴스

케빈 나(왼쪽에서 둘째)가 30일 인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LIV 골프 코리아 아이언헤드GC 팀 기자회견에서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니 리, 케빈 나, 장유빈, 고즈마 지니치로./연합뉴스


케빈 나와 대니 리는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이언헤드GC 캡틴 케빈 나는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6년 만에 나선다. 그는 “우리 팀과 LIV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며 “한국 골프 발전과 미래를 위해 굉장히 의미 있는 주라고 생각한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한국에 와서 대회를 하고 역사를 남길 기회가 있어 기쁘고, 많은 한국 팬과 어린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보고 분위기를 경험할 기회가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LIV가 여러 국가에서 대회를 진행 중인데 그때마다 임팩트를 목격하고 있다”며 “처음엔 다소 회의적이었던 팬들도 받아들이고 익숙해지고 있다”고 했다.


케빈 나는 “올해 한국 최고 선수 장유빈이 팀에 합류해 자랑스럽고, 이번 대회에 김민규(24)가 레인지고트GC 팀 대체 선수로 뛰게 된 것도 기쁘다”며 “한국 선수들이 해외 진출 생각을 할 때 LIV도 가고 싶다는 꿈을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선수로서 우승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제 어깨에 (캡틴으로서) 중요한 짐이 많기 때문에 우리 스토리를 열심히 얘기하고 장유빈 같은 선수가 많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에 선수로서 월등한 플레이를 보여주면 세계 어디서든 인정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케빈 나는 “LIV는 팬들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팬들이 즐겁고 환호하게 만들어야 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관심을 받는다”며 “골프 전통이 중요하고 저도 존중하지만, 팬들 없이는 스포츠와 골프가 발전할 수 없다”고 했다. “LIV의 밝은 분위기와 음악, 보기에는 화려하고 파티 느낌일 수 있지만, 선수들은 그 안에서 겉으로 웃으면서 피 터지는 경쟁을 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 선수들이 티타임 3시간 전에 나와 퍼팅 그린에서 2시간 동안 연습하고, 저도 비행 17시간 하고 어제 나와서 7시간 연습했다. 그런 열정이 있기 때문에 골프에 대한 존중, 모든 선수들이 우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고향이 인천인 대니 리는 2015년 이 코스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 세계연합팀으로 출전한 바 있다. 대니 리는 “지난주 멕시코시티 대회는 고지대에서 많이 쳐보지 않아서 그런지 점수가 잘 안 나와 실망감이 있었지만, 이번주를 위한 연습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치면서 경기력을 올려놨다”며 “다시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는데 최대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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