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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1년 후가 더 무서운" 車이나 레이스...상하이 달군 기술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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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1년 후가 더 무서운" 車이나 레이스...상하이 달군 기술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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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상하이 모터쇼]
BYD "우리가 세계 챔피언" 자신감
로봇 등 AI 기술 선점 야심 내비쳐
글로벌 기업은 중국 맞춤형 '신차'
23일 '2025 오토상하이'가 열린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부스 주변에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23일 '2025 오토상하이'가 열린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부스 주변에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신(新) 에너지 자동차 세계 챔피언.


23일(현지시간) 거대한 미로 같은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를 걷고 또 걸어 도착한 초대형 부스에서 가장 눈에 띈 문구였다.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 '2025 오토상하이'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자신감을 엿본 순간이었다. 수백 명을 앞에 두고 유톈 BYD 왕조(王朝·다이너스티) 시리즈 부문 대표는 "중국 문화와 기술로 만든 중국 차는 세계적인 차"라며 "중국이 세계 전기차 발전을 이끈다"고 외쳤다.

이날 BYD는 다이너스티-D, 오션-S 등의 신차와 함께, 5분 급속 충전을 통한 400㎞ 주행 능력을 앞세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당 L' 등을 선보이며 중국을 넘어 세계 시장을 호령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BYD 관계자들은 "20만 위안(약 4,000만 원)대 순수 전기차의 표준"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뽐냈다. 현장서 만난 중국의 한 유튜버는 "(대중적 브랜드인) BYD가 중국 사람들의 '드림카'는 아니지만 중국인의 자부심인 건 맞다"고 말했다.

전기차 넘어 첨단 기술쇼

'2025 오토상하이'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이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샤오펑 제공

'2025 오토상하이'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이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샤오펑 제공


중국 지리그룹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처음 공개한 SUV '9X'에도 눈길이 쏠렸다. 지커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로, 전 세계 하이브리드 SUV 중 가장 긴 주행 거리(380㎞)와 3초에 불과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자랑하는 차였다. 지커는 BYD에 이어 한국 진출을 예고했다.

중국 기업들은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중국 전기차의 신흥 강자로 불리는 샤오펑은 차량은 물론 로봇, 플라잉카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 적용 가능한 AI 시스템을 알리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이날 공개한 신차 'P7+'를 "세계 최초의 AI 기반 차량"이라고 소개하며 초고속 5C 배터리, 10분 충전으로 420㎞ 주행 거리 확보 등의 능력을 과시했다. 전기차를 넘어 로봇, 드론 등 첨단 기술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온 샤오펑은 이날도 키 178㎝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세웠다.

'2025 오토상하이'가 열린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 앞.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2025 오토상하이'가 열린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 앞.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중국 입맛 맞추는 글로벌 車

'2025 오토상하이' BMW 부스 앞. BMW는 올해 말부터 중국 판매용 차에 '중국산 AI' 모델인 딥시크(DeepSeek) 탑재를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2025 오토상하이' BMW 부스 앞. BMW는 올해 말부터 중국 판매용 차에 '중국산 AI' 모델인 딥시크(DeepSeek) 탑재를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중국 브랜드들이 안방에서 미래 차 굴기에 나서는 동안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파상 공세를 펼쳤다. 해외 브랜드들은 중국 맞춤형 차량으로 현지 구애에 나섰다. 전기차 기술력이 날이 갈수록 앞서는 중국 기업과 손잡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세계 판매량 1위 일본 도요타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대형 전기 세단 'bZ7'을 공개했다. 도요타가 중국 광저우자동차(GAC)와 합작한 bZ7에는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 '하모니(훙멍)'가 들어간다.


'2025 오토상하이' 관람객들이 아우디 부스에 전시된 E5 스포트백을 둘러보고 있다. E5 스포트백은 중국 전용 브랜드 'AUDI'의 첫 양산 모델이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2025 오토상하이' 관람객들이 아우디 부스에 전시된 E5 스포트백을 둘러보고 있다. E5 스포트백은 중국 전용 브랜드 'AUDI'의 첫 양산 모델이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독일 아우디는 이번 모터쇼에 중국 파트너사 FAW, 상하이자동차(SAIC)와 합작해 만든 19종의 차량을 내세웠다. 특히 중국 전용 브랜드 'AUDI'의 첫 양산 모델인 E5 스포트백에는 링 4개가 얽힌 기존 로고 대신 알파벳(AUDI)이 적용돼 눈길을 끌었다. BMW는 올해 말 중국 판매용 차에 '중국산 AI' 모델인 딥시크(DeepSeek) 탑재를 예고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중국 전용 전기 세단 CLA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들이 1, 2년 후 모터쇼에선 또 어떤 신기술을 보여줄지 무서울 정도"라며 "세계 최고 전기차 생태계와 시장을 갖춘 중국과 손잡으려는 해외 기업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하이=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