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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산 반도체 일부 제품 관세 철회...에탄도 면제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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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산 반도체 일부 제품 관세 철회...에탄도 면제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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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블룸버그 등 보도
미국 수입 의존도 높은 품목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7년 11월 9일 중국을 찾은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7년 11월 9일 중국을 찾은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이 일부 미국산 반도체 제품에 대한 125% 보복 관세를 철회했거나 철회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수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를 면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CNN방송은 25일(현지시간) 중국 남부 선전의 반도체 수입 대행업체 3곳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최근 메모리칩을 제외한 미국산 반도체 8종에 대한 관세 부과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은 수입 대행업체의 정기 통관 과정 중 알려졌다. 선전의 수입 업체인 HJET는 전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 세관으로부터 반도체와 집적회로에 대한 8개 관세 코드가 추가 관세 부과 대상에서 면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적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에탄 등 일부 산업용 화학제품과 의료 장비, 항공기 임대료 등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두 언론의 보도에 대한 중국 당국의 공식 확인은 없었다.

보도에 언급된 반도체나 에탄 등은 중국 산업에 필수적이면서도 대미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다. CNN은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서 117억 달러가량의 반도체를 수입하는 등 중국 반도체 산업은 아직 완전히 자립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도 "중국은 세계 최대 플라스틱 생산국이지만 일부 공장은 주로 미국에서 수입되는 에탄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이 지난 11일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전자제품 수입에 대해 14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것도 비슷한 이유로 여겨진다. 결국 특정 품목에 대한 '조용한 관세 면제'는 양국 경제의 상호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CNN은 분석했다. 현재 미국의 대중 관세 145%와 중국의 대미 보복 관세 125%는 양국 간 무역을 사실상 중단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을 향해 유화적 메시지를 낸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는 지난 23일 "2, 3주 내에 관세율을 (새로) 정할 텐데, (새 관세율에는) 중국이 포함될 수 있다"며 중국과의 직접 협상이 매일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와 관련,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24일에 이어 25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중국과 미국은 관세 문제에 대해 협의나 협상을 한 적이 없다. 미국은 대중을 혼란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고 부인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