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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힘 정책硏 “국민께 진심으로 계엄 사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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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힘 정책硏 “국민께 진심으로 계엄 사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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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주최 토론회 '대한민국 정치에 청년이 외친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국민의힘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주최 토론회 '대한민국 정치에 청년이 외친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국민의힘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24일 대선 정강·정책 방송 연설에서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계엄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며 “국민의힘은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권력에 줄 서는 정치’에 대해 그는 “대통령 심기를 살피며 두 명의 당 대표를 강제로 끌어내렸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를 눌러 앉히려 국회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면당한 대통령은 ‘이기고 돌아왔다’고 했는데 무엇을 이겼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에 남겨진 것은 깊은 좌절과 국민의 외면뿐”이라고 했다.

그동안 국힘 지도부는 계엄에 대한 어정쩡한 유감 표명을 해왔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작년 말 “불안과 걱정을 끼쳐 드려 사과드린다”고 했다. 계엄 27일 만이었다. 그런 미흡한 사과 뒤 의원 다수는 탄핵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에는 ‘부역자’ 색출 소동도 벌어졌다.

이런 상식 밖 일들이 누적돼 지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독주를 낳았다. 국힘 후보 전체의 지지율을 합쳐도 이 후보 1명에 뒤지고 있다. 이는 뻔히 예상된 일이었지만 국힘 의원들은 다음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극렬 지지층의 눈치만 보며 국민 다수의 혐오를 사는 행태를 거듭했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그의 이상한 모습이 이어지면서 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을 극복하자는 주장들이 나오는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양대 정당 중 하나가 제 궤도를 찾지 못하면 나라 정치 전체가 궤도를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가 계엄과 탄핵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제안했고, 한동훈 후보도 “계엄의 강을 건너자”고 했다.

계엄을 저질러 이 사태를 만든 책임은 윤 전 대통령에게 있다. 그러나 이를 바로잡기보다 동조하거나 침묵하고 외면했던 국힘도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의 폭주만 비난한다고 국힘의 정치적 과오가 가려질 수 없다. 국힘 내부에서 더 많은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소수 지지층이 아닌 대선 결과를 결정짓는 다수 국민의 마음에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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