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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관세, 트럼프의 자충수"…'점진적 관세 인상'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홍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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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관세, 트럼프의 자충수"…'점진적 관세 인상'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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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부 "의약품 관세 한두 달 내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자동차 경주 선수들과 개최한 행사서 “중국은 합의하고 싶어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뿐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자동차 경주 선수들과 개최한 행사서 “중국은 합의하고 싶어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뿐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AFP=뉴스1


미국 정부가 의약품 관세 부과 시기를 "한두 달 내"로 못 박으면서 관세 계획 자체엔 변함이 없단 뜻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의약품 관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관세 부과 시 공급망 전면 재편이 불가피한 데다, 공장·장비 등 신설에 최대 10년이란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비효율적 전략이란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13일 ABC뉴스 인터뷰에서 "의약품 관세 부과를 한두 달 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상호관세 제외 수입품의 품목 코드(HTSUS)를 공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 기조가 완화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는데, 이를 일축하며 나온 발언이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다음 주(한국시간 이번주) 안으로 반도체 품목 관세 발표를 예고한 만큼 의약품 관세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공급을 중국 등 타국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약품 관세를 재확인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의약품을 대상으로도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해외 수입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 부과 등 긴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철강·알루미늄·목재·자동차 등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반도체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미국은 의약품 대부분을 수입 중이다. 경제 데이터 제공 플랫폼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의약품 수입 규모는 2130억달러(약 304조원)로 2013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매겨 빅파마(대형 제약사) 등 주요 기업의 생산시설을 미국 내로 이전, 필수의약품의 자국 생산을 강화하겠단 입장이다.

미국 의약품 수입 규모 추이(2013~2024).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미국 의약품 수입 규모 추이(2013~2024).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전 세계 원료의약품(API)은 대부분 중국과 인도의 공급망에 기대고 있다. 미국약전(USP)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천식·당뇨병 치료제 등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 API의 미국 자체 생산 비율은 4%에 불과했지만, 중국과 인도의 비중은 82%에 달했다. 이 같은 의존체계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공급망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당시 중국과 인도 내 공장이 멈추면서 항암제를 비롯해 항생제 '페니실린', 해열제 '파라세타몰' 등 주요 의약품 생산이 타격을 입으며 공급 부족 사태가 현실화한 바 있다.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GSK 등 빅파마의 경우 중국·인도뿐 아니라 미국·아일랜드·독일·캐나다·영국 등 전 세계 각지에 생산망을 구축, 생산된 의약품 원액을 다른 국가로 보내 충전·포장(fill and finish) 단계를 거친다. 공급망 내 국가가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셈이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빅파마를 겨냥하려면 이처럼 복잡하고 고비용이 수반되는 제조체계를 완전히 뒤엎어야 한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요건도 까다로워 미국 내 시설 설치·가동까지 최대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복제약) 제조 기업은 이미 경쟁이 치열해 제품가를 올리기 쉽지 않다"며 "미국 수출이나 의약품 생산 자체를 축소할 수 있고 업체 줄도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수년간 단계적으로 관세를 올려 생산 이전 유인을 높이는 전략으로 선회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인도산 원료 등 일부 항목에 대해선 예외를 둘 가능성도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전무)은 "관세 부과 시 약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도 높다"며 "주요국인 유럽·인도·중국 등과 협상을 하기 위한 지렛대로 의약품을 활용하기 위해 (세부안 발표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내용이 구체화되면 추후 협회 차원에서 업계 대응책 마련을 위한 대화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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