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과 무생물 사이|후쿠오카 신이치|김소연 옮김|은행나무
(오늘의 책)(MHN 이나영 인턴 기자) 일본의 생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의 '생물과 무생물 사이'의 개정판을 이 주의 신간으로 소개한다.
록펠러, 하버드에서 생명과학 연구에 매진해 온 후쿠오카 신이치가 생명과학사를 추적하며 과학, 철학, 문학의 관점을 종합해 전례 없는 아름다운 언어로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한다. 생명의 본질과 의미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반향을 일으킨 일본 100만 부 판매 베스트셀러.
생명이란 무엇인가? 복제에서 흐름으로
20세기 생명과학의 패러다임인 "생명이란 자기를 복제하는 시스템"이라는 관념을 의문시하는 저자는 "동적 평형"이라는 생명관을 제시한다. 저자에게 생명은 고정된 대상이 아니라 "파괴와 생성을 반복하는 역동적 흐름", "매 순간 자신을 파괴하면서 재생하는 하나의 흐름"이다. 이러한 전환으로부터 생명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가능성이 개방된다.
과학은 인간적 노력의 결실
저자는 "발견자의 영광"을 누리지 않은 과학자들을 조명하며 생명과학의 진보가 '발표' 이전의 무수한 '발견'들로부터 가능했다고 말한다. "유전자의 본체는 DNA"임을 먼저 밝힌 오즈월드 에이버리, 엄격한 태도로 DNA 구조의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로절린드 프랭클린 등은 명예와 보상에 연연하지 않는 말 없는 연구자였다. 저자는 그들의 헌신적 삶으로부터 과학의 본령이 객관적 진실의 도구일 뿐 아니라 묵묵히 진리를 탐구하는 인간적 노력임을 시사한다. 그로부터 과학의 실질적 성과와 더불어 과학 연구의 인간적 아름다움까지 포착해낸다.
과학, 철학, 문학이 교차하는 생명 탐구의 여정
'생물과 무생물 사이'는 과학자의 눈으로 시작해 철학자의 질문으로 확장되고, 문학적인 감수성으로 완성된다. "문학적으로 수려한 과학책"이라고 평한 최재천 교수를 비롯해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 배우 아오이 유우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도서로부터 받은 영감을 호평했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는 논리적 검증과 문학적 표현을 안고 끝내 아름다운 결론으로 향한다.
책 속에서
생명에는 부품을 끼워 맞춰 만드는 조립식 장난감 같은 아날로지로는 설명할 수 없는 중요한 특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뭔가 다른 다이너미즘이존재한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생물과 무생물을 식별할 수 있는 것은 이 다이너미즘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동(動)적인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프롤로그', 9-10쪽.
조개껍데기는 분명히 조개의 DNA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조개껍데기를 보면서 느끼는 질감은 '복제'와는 또 다른 그 무엇이다. 자갈도, 조개껍데기도 원자가 모여 만들어낸 자연의 조형이다. 모두 아름답다. 하지만 작은 조개껍데기가 발하는 광택에는 자갈에는 존재하지 않는 미의 형식이 있다. 그것은 질서가 창조하는 아름다움이며, 동적인 것만이 발할 수 있는아름다움이다.
▶'원자가 질서를 창출할 때', 145쪽.
사진=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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