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곤. 사진=SSG 랜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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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부담은 저희가 질테니, 어린 선수들은 마음껏 야구했으면 좋겠어요."
SSG 랜더스의 1군 엔트리에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베테랑 야수 2명이 있다. 바로 김성현과 오태곤이다. 내야 거의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김성현과 외야와 1루 수비까지 가능한 오태곤. 두 사람은 현재 주전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사실상 주전급 활약을 꾸준히 해주고 있다.
특히 오태곤은 결승타가 벌써 3번째다. 3월 22일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전에서 8회 결승타를 터뜨린데 이어 지난 주말 인천 홈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주말 3연전(1경기 우천 순연)에서 2경기 모두 끝내기 안타를 기록했다. 4일 경기에서는 연장 11회말 최동환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날렸고, 6일 경기에서는 0-0이던 9회말 박영현을 무너뜨리는 끝내기 안타로 팀의 1대0 승리를 가져왔다.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는 2016년 롯데 문규현, 2018년 삼성 박한이, 2020년 키움 주효상 이후 역대 네번째일 만큼 희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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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우리 팀은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많이 나간다. 야수 베테랑은 성현이 형하고 저밖에 없다. 그 책임감은 어린 친구들보다는 저희가 안고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저도 어렸을 때 그랬는데, 어린 선수들은 야구를 직진으로만 보고 한다. 그냥 그렇게 계속 했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 답게 패기 있게 해야한다. 책임감은 베테랑은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SG는 현재 정준재, 박지환, 고명준 등 20대 초반 어린 선수들을 주전으로 기용하며 세대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 부침도 있지만, 결국 이들이 커줘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 자연스럽게 오태곤을 비롯한 30대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든 셈인데,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을 방패로 쓰라고 말하고 있다.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SSG의 경기. 6회 송구 수비 실책을 저지른 SSG 박지환.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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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실상 2년차에 접어든 고명준이나 정준재, 박지환 모두 시즌 초반 야구의 어려움을 몸으로 체득하고 있다. 오태곤 역시 이에 공감하며 "저도 그럴 때가 있었다. 다들 첫 해에는 멋 모르고 한다. 근데 야구를 알다보면 더 어려워진다. 그걸 이겨내야 박성한, 최지훈 같은 선수가 될 수 있다. 감독님이 믿고 써주는데, 그 친구들에게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믿고 기용해주시는 것은 선수들에게 정말 큰 힘이 된다. 그 말을 어린 후배들이 믿고, 계속 잘했으면 좋겠다. 그들이 잘해야 우리 팀도 발전이 된다"며 팀을 위한 진심을 털어놓았다.
어떻게 보면 가장 이상적인 리빌딩의 모습이다.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그 과정에는 늘 진통이 따른다. 밀려난 베테랑들은 의욕이 꺾이거나 감정이 상해 충돌을 하기도 한다. 또 어린 선수들은 오히려 부담감에 짓눌려 자신의 야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SSG는 이런 과도기를 팀워크로 헤쳐나가고 있다.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시범경기 LG와 SSG의 경기, SSG 김성현이 타격을 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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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권 예상을 깨고 시즌 초반 2위를 달리며 선전하는 SSG. 하지만 시즌 초반의 호성적은 결코 깜짝 돌풍이 아니다. 수년간 쌓아온 긍정적인 요소들이 분명한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신구조화의 이상적인 케이스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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