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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걷혔지만 고율관세·내수부진 악재···커지는 ‘추경 역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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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걷혔지만 고율관세·내수부진 악재···커지는 ‘추경 역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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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지난 4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알리는 경향신문 특별판을 읽고 있다. 이준헌 기자

한 시민이 지난 4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알리는 경향신문 특별판을 읽고 있다. 이준헌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됐지만 한국 경제는 대선 전까지 60일간 리더십 공백이라는 부담을 여전히 안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에 내수 부진 장기화 등 풀어야 할 과제는 쌓여 있지만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시급한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새 정부 출범 전까지 권한대행 체제에서 통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율(25%)이 정부 예상치를 뛰어넘은 만큼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모두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열린 회의에서 상호관세를 언급하며 대응을 주문했다.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각국 대응 방식은 다양하다. 중국은 미국산 모든 수입품에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보복 조처를 예고했다. 유럽연합(EU)은 상호관세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일단 대화를 하자’는 기류다. 46% 고율관세가 예고된 베트남은 조기 협상을 택했다.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대미 관세율 인하 및 협상 의사를 밝혔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서 전했다. 한국은 대통령 파면으로 외교·통상 컨트롤타워가 공백 상태인 만큼 대미 전략을 세우는 데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미국발 관세 폭탄은 한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상황과 맞물렸다. 금융투자업계와 외국계 투자은행은 즉각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KB증권은 이번 상호관세 부과로 성장률이 최대 0.4%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대미 수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여파로 대중 수출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웰스파고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약 0.5~1.0%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경기는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98.4를 기록했다. 2월에는 0.1포인트 반등했지만 앞서 석 달 연속 하락세가 이어진 데다 반등 폭도 작아서 상승세 전환 흐름으로 보긴 어렵다. 현재의 경기 흐름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한 것은 유례 없는 건설업 불황에 내수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금융투자업계는 정부가 최근 미국 관세정책에 의한 성장둔화 우려를 반영해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비상계엄부터 탄핵심판 선고에 이르는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사회적 분열이 대선까지 이어지면서 조기에 경기 회복 계기가 마련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ING는 “추경이 지연되고 미국 관세의 부정적 영향,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성장 전망은 불투명하다”며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데는 2004년과 2017년 탄핵보다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계기를 만들기 위해 추경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최근 경제 지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만큼 경기 부양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정부안보다 추경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심의 등을 고려하면 2분기에도 집행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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