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전 5이닝 6실점…5회 실점에도 교체 없어
1991년 김태형 135구 이후 데뷔전 투구수 2위
키움 히어로즈 정현우. (키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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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주목받는 '슈퍼루키'가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결과보다 눈에 띈 건 '122'라는 숫자였다. 2025년 3월 26일, 키움 히어로즈 고졸 신인 정현우(19)의 데뷔전은 꽤 오랫동안 언급될 듯하다.
정현우는 지난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8피안타 7볼넷 4탈삼진 6실점(4자책)을 기록, 팀의 17-10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은 정현우의 KBO리그 데뷔전이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의 지명을 받은 그는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루키다. 시범경기에서도 3차례 등판에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 시즌 시작과 함께 팀의 4선발로 낙점됐다.
1회부터 패트릭 위즈덤에게 2루타를 맞은 뒤 폭투, 내야 땅볼로 1실점 했다. 이후 2루타, 볼넷, 적시타를 허용해 추가 실점했다. 2회엔 수비 실책이 겹치며 흔들린 끝에 연속 볼넷 후 최형우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2이닝 4실점.
이런 와중 키움 타선이 폭발했다. 키움은 2회에 4득점, 3회에 2득점을 했고 4회 1점을 추가한 뒤 5회 다시 대거 4점을 냈다. 5회초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11-4 키움의 리드였다. 정현우가 1이닝만 더 채우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는 상황이었다.
키움 히어로즈 정현우. (키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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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투구수였다. 볼넷이 많았던 정현우는 4회까지 93구를 던졌다. 현대야구에선 통상 선발투수의 투구수를 100구 이내로 끊는다. 더욱이 데뷔전을 치르는 고졸 신인이라면 첫 등판에 무리시키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기에 키움 벤치가 5회말 시작과 함께 정현우를 교체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정현우는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15구 내외로 1이닝을 마칠 수도 있기에, 여기까지는 이해가 가능한 범주로 보였다.
하지만 정현우는 변우혁, 윤도현에게 안타를 맞아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이 시점 투구수는 105구가 됐다.
그럼에도 키움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고, 정현우는 최원준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2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투구수는 111개.
키움 히어로즈 정현우. (키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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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이 대승을 거두면서 정현우는 역대 12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을 기록하게 됐다. 키움 구단으로는 2014년 하영민 이후 10년 만에 나온 2번째 진기록이다.
그러나 승리보다 눈에 띄는 건, 정현우가 역대 고졸 신인 데뷔전 투구수 2위 기록을 썼다는 점이다. 이 부문 역대 1위는 1991년 롯데 자이언츠 소속의 투수 김태형이 기록한 135구였다. 그는 당시 OB 베어스를 상대로 9이닝 1실점 완투를 기록했다.
정현우 이전 2위 기록은 김수경(현대 유니콘스)이 1998년 데뷔전에서 기록한 120구였다. 정현우 이전까지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120구를 넘긴 사례가 두 번뿐이었는데, 2025년에 1990년대의 일이 재현됐다.
그런 의미에서 정현우의 데뷔전은 논란을 낳고 있다. 데뷔전 승리로 선수가 얻을 자신감보다 무리한 투구에서 비롯될 후유증이 더 염려되기 때문이다. 정현우의 두 번째 등판 일정은 언제일지, 공을 몇 개나 던질지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교차한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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