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지난 25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공격 기회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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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가 겹친 안방 2연전이었다. ‘철벽 수비’ 김민재가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고, 그 빈자리를 메워야 했던 백승호와 이강인은 오만전(20일)에서 차례로 다친 뒤 소집 해제됐다. 오만전에 결장한 황인범이 요르단전(25일)에서 70여분 뛰었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100% 컨디션은 아니었다. 잔디 상태도 대표팀을 신경 쓰이게 했다.
안팎으로 상황이 좋지 못했던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7~8차전을 모두 1-1 무승부로 승점 2밖에 못 챙기고 마무리했다. B조 1위(승점 16)는 유지했지만 2위 요르단(승점 13)과 3위 이라크(승점 12)와 격차를 충분히 벌리지 못하면서 본전 진출 조기 확정 계획이 틀어졌다. 3차 예선 안방 4경기 1승3무로 홈에서 약한 모습도 보였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요르단과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원정에서는 성적도 내고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는데, 홈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이 유럽에서 돌아와 컨디션이나 여러 가지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나마 3차 예선 마지막 두 경기 중 9차전(이라크·6월5일)을 원정으로 치른다. 안방에서 열리는 10차전(쿠웨이트·6월10일)에 마음 편하게 임하려면 상대적으로 결과를 내는 원정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5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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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려면 상대 밀집 수비부터 세차게 뚫어야 한다. 대표팀은 안방 2연전에서 볼점유율은 앞섰지만, 상대 수비에 막혀 유효슈팅을 많이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볼점유율은 오만전 63%-37%, 요르단전 75%-25%로 압도했는데, 유효슈팅은 각각 3회-2회, 2회-2회로 비슷했다.
볼 점유율에 견줘 실점은 너무 쉽게 했다. 안방 2연전에서 한국은 전반에 선제골을 넣고 우세하게 경기를 끌고 가다가 이내 동점골을 허용하는 흐름을 반복했다. 오만전과 요르단전 모두 상대 공격수의 드리블 돌파를 제대로 끊어내지 못하면서 점수를 줬다. 홍 감독은 “실점 후 상대에게 흐름이 넘어갔다. 축구는 실점한 팀이 공격적으로 나가기 마련인데, 그 상황을 버티지 못했다”고 했다. 상대 밀집 수비에 대해서는 “밀집 수비를 깨는 방법은 있지만,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그래도 첫 경기(오만전)보다(요르단전이) 돌파나 공간 침투 등은 나아졌다”고 했다.
승부를 걸어야 하는 시점에서 좀 더 자신 있게 몰아치지 못하는 공격진에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공격에서 세부 전술도 가다듬어야 한다. 홍 감독은 K리그 감독 시절부터 무한 스위칭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해법을 찾아왔다. 선수들의 자리를 바꾸는 트랜지션을 통해 상대를 제압했다. 요르단전에서도 윙어로 자주 출전하던 손흥민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는 이제 어느 정도 간파당했다. K리그(FC서울)에서 뛰는 요르단 대표팀 야잔 알아랍은 “서울에서 뛰고 있어서 한국 선수들이 어떤 스타일을 가졌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트랜지션 등 플레이 스타일을 알고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했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지난 25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대한민국과 요르단과 경기를 1-1 무승부로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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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라크가 약체 팔레스타인에 역전패(1-2)를 당하면서 한국은 한시름 놓게 됐다. 조 3위 이라크는 26일 오전 열린 경기에서 팔레스타인을 꺾었다면 승점 15로 한국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었다. 한국은 9차전 이라크와 경기에서 무승부 이상을 거두면 10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 2위를 확보해 본선 진출을 확정한다. 3차 예선 조 1~2위는 본선에 오르고, 나머지 팀들은 다시 4차 예선을 치른다. 손흥민은 요르단과 경기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우리가 아직 조 1위를 유지하는 것이 ‘팩트’다. (3차 예선을) 마무리할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무승부(0-0)를 거둬 C조 1위를 확정했다. 일본은 앞서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바 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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