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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km 여운이 가시기도 전, 특급 신인의 155km 광속구 향연...한화, 져도 행복했다 [수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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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KT전. 8회말 정우주가 마운드에 올라 로진을 불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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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서현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나타나버린 정우주의 155km 강속구.

한화 이글스는 개막전 승리 후 19년 만의 개막 2연승에 실패했다. 23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4대5로 분패했다. 3-4로 밀리던 9회초 노시환의 극적 동점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갔지만, 마지막 11회를 버티지 못하며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화팬들은 졌어도 이긴 듯한 기분을 느꼈을 듯. 끝까지 상대를 물고늘어진 선수들의 집중력도 좋았지만, 10년 미래를 책임질 두 젊은 투수들의 '강속구 쇼'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KT전. 10회말 김서현이 투구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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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이 올시즌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리그 최강 셋업맨이 될 조짐이다. 22일 개막전에서 최고 158km 강속구를 앞세워 1이닝을 지운 김서현. 이날도 연장 10회말 나와 157km 초강력 직구를 뿌리며 상대 최강 상위 타순 상대 1이닝을 삭제했다. 허경민에게 2사 후 안타는 맞았지만, 강백호와 로하스를 잡아낸 게 컸다.

그리고 김서현이 등장하기 전, 이미 위즈파크는 한화팬들의 함성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3-4로 밀리던 8회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의 '특급 신인' 정우주가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이다. 프로 데뷔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고교 시절부터 155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려 유명세를 탔다. 실제 메이저리그 팀의 오퍼도 받았다. 생각보다 큰 계약금이었다. 하지만 정우주는 KBO리그를 택했다. 아쉽게 전체 1순위 영광은 정현우(키움)에게 넘겨줬지만, 자신은 뜨거운 인기의 한화에 지명받아 더욱 기쁘다고 말해 팬들을 설레게 했다.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KT전. 9회초 무사 노시환이 동점 솔로포를 친 후 정우주의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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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에서는 동기 권민규에 비해 약간 밀리는 느낌이었지만, 시범경기에서 압도적인 구위를 보여주자 정우주에 대한 관심이 불붙기 시작했다.

김경문 감독은 조심스러웠다. 정우주도, 권민규도 미래를 보고 성장시켜야 할 선수들이라며 처음에는 편한 상황에서 기회를 주겠다고 한 것. 지고 있었지만 1점차였고, 결코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4번 김민혁, 5번 장성우, 6번 문상철로 상대 타자들도 까다로웠다.

하지만 정우주는 씩씩했다. 김민혁 상대 데뷔 첫 구를 직구로 선택했다. 154km. 스트라이크. 위즈파크에 뜨거운 환호가 터져나왔다. 하루 전 김서현이 158km를 던져 달아오르는 그 분위기와 똑같았다.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KT전. 8회말 정우주가 투구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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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고비를 잘 넘겼다. 컨택트가 좋은 김민혁이 끝까지 커트하며 정우주를 괴롭혔다. 풀카운트 9구까지 가는 승부. 여기서 볼넷이나 안타가 나오면 어린 투수의 멘탈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우주는 김민혁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긴장이 풀렸는지 다음부터는 자신감이 붙었다. 장성우를 유격수 땅볼로, 문상철을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최고인 155km 강속구를 5번이나 뿌렸다.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KT전. 8회말 정우주가 문상철을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마친 후 들어오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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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주가 기대 이상의 투구를 보여주자 경기장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고, 불리했던 흐름이 한화쪽으로 살짝 넘어오는 계기가 됐다. 그렇게 9회 노시환의 극적인 동점포가 터졌다.

이날 보여준 구위와 안정적 제구라면 당장 필승조에 들어가도 될 듯. 과연 정우주의 데뷔전을 지켜본 김 감독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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