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말 SSG 오태곤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허용한 두산 이영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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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말 SSG 오태곤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허용한 두산 이영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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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이 패배는 불가항력이다. 할 만큼 했다.
두산 베어스의 게임플랜은 대부분 계획대로 작동했다. 운이 없었다.
'선발투수 이후 8회 이영하까지 어떻게 바통을 넘기느냐'가 관건이었다. 앞선 상태로 8회까지만 가면 이영하-김택연으로 끝낸다는 계산이다. 이영하나 김택연이 무너지는 시나리오는 계산에 없으며 이는 자연재해다.
어빈은 5회까지 92구를 던지고 4실점했다. 5회말을 4-4로 맞선 채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4점이나 내준 게 아쉽지만 그래도 '최소한'은 해줬다.
두산은 6회초 1점을 뽑아 5-4로 리드했다. 여기까지 괜찮다.
6회말과 7회말을 버틸 수 있을까?
이승엽 감독은 6회말 박치국을 선택했다. 박치국은 6회를 퍼펙트로 정리했다. 큰 산 하나를 넘었다.
7회말이다. 여기가 하이라이트다. 이승엽 감독은 타자 셋을 잡는 데에 투수 셋을 썼다. 박치국이 선두타자를 잡고 내려갔다. 1⅓이닝을 책임졌다. 만약 두산이 이겼다면 일등공신은 무조건 박치국이다. 에레디아는 박정수로 잡았고 좌타자 한유섬을 이병헌으로 잡았다. 8부 능선을 넘었다.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개막전 SSG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를 지켜보는 두산 이승엽 감독.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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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개막전 SSG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투구하는 두산 박치국.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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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개막전 SSG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2사 만루. 플라이로 아웃 당하는 두산 케이브.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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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8회에 이영하가 홈런을 맞을 거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아무리 잘 던지는 투수도 실점은 언젠가 하기 마련이다. 하필 그날이 오늘이었다.
사실 진정한 승부처는 6회초였다.
두산이 달아나지 못하면서 SSG는 승리 희망을 놓지 않았다. 지고 있었음에도 필승조 노경은을 투입해 물고 늘어졌다. 6회에 양의지가 쳤다면, 7-5가 됐다면 SSG가 노경은을 꺼내지 못했을 것이다.
도망갈 기회는 또 있었다. 8회초 2사 만루 밥상이 케이브 앞에 차려졌다. SSG는 여기서 마무리 조병현을 꺼내는 초강수를 뒀다. 케이브가 좌익수 뜬공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그렇다고 양의지와 케이브를 탓할 수 있을까? 양의지는 이날 3타수 2안타에 볼넷도 2개나 골랐다. 3타수 3안타를 못쳤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케이브는 KBO리그 데뷔전이었으며 상대 마무리한테 막혔다.
144경기를 치르면 우승팀도 50번 넘게 진다. 반드시 곱씹어야 할 뼈아픈 패배도 있지만 그냥 빨리 잊고 털어버려야 하는 패배가 더 많다.
두산이 만약 6~7회에 허리가 꺾여서 무너졌다면 약점이 고스란히 공략당한 것이기 때문에 '큰일났다'고 걱정을 할 만하다.
하지만 이날은 계산이 서는 상황에서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에 오히려 낫다. 그저 승리의 여신이 SSG 손을 들어줬을 뿐이다.
문학=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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