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규는 2018년 역대 두 번째 400승, 최초 선행 300승에 성공한 한국 경륜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사진은 400승 달성 당시의 모습이다.(사진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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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원조 비선수 출신 신화' '선행 귀신'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장보규(1기, B1, 대전)가 4년 만에 광명스피돔에 돌아왔다. 광명 11회차(3월 13~15일) 후보(예비)선수 명단에 이름이 오른 것이다.
장보규는 지난 2021년 6월 13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갑작스럽게 불참 사유서를 제출하고 광명스피돔을 떠났다. 많은 사람이 장보규의 시원한 선행을 그리워하며 복귀를 기다렸지만, 3년이 흐른 2024년까지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복귀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암 투병설'이 제기됐고, 머잖아 그 소문이 사실로 밝혀졌다. 2021년 11월 몸 상태가 좋지 못해 병원을 찾은 장보규는 백혈병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진단을 받았다. 장보규는 이 날벼락 같은 소식에 대해 "꿈을 꾸는 듯 멍했다. 사실이 아닐 거라고 현실을 강하게 부정했다"고 회고했다. 철인 3종까지 소화하며 강철 체력을 자랑했던 장보규의 백혈병 투병 사실이 알려지며, 그의 호쾌한 선행 전법을 그리워하던 많은 이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누구보다 의지가 강한 그이지만, 백혈병을 이겨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독한 병마와 싸우는 과정 하나하나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고비를 넘긴 것은 친형에게서 골수 이식을 받은 이후다. 이식받은 골수가 본인의 몸에 잘 적응하느냐가 치료의 성패를 좌우했는데, 2023년 드디어 병원으로부터 100% 본인의 몸에 적응했다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장보규 선수(사진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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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세가 호전되자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역시 자전거 안장에 올라 광명스피돔 무대에 복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가족의 반대가 극심했고, 근력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저하된 상태였기에 마음만 앞섰다. 그도 그럴 것이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95㎏ 내외였던 체중이 퇴원 무렵에는 63㎏까지 30㎏ 이상 줄었기에 주변의 반대는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다시 차근차근 복귀를 위해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지난 13일 후보(예비)선수로 광명스피돔에 입소해 꿈에 그리던 벨로드롬에 다시 서게 됐다.
장보규는 "후보선수로 광명에 입소해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하루빨리 복귀전을 통해 고객들을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잊지 않고 나를 기다려 준 많은 분께 정말로 감사드린다. 꼴찌를 하더라도 매 경주 경기를 주도하며 장보규의 전매특허인 청량감 넘치는 선행 승부를 선보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예상지 '최강경륜'의 설경석 편집장은 "장보규는 1기로 경륜에 입문해 통산 436승 중 선행 승부로만 322승을 거둔 전대미문의 선수다"라며 "장보규가 나아가는 매 순간이 경륜의 새 역사를 써 나가는 일이다. 원조 '선행 대장'의 노장 투혼을 기대한다"고 응원을 보냈다.
장보규는 지난 11회차(3월 14~16일)에 후보선수였기에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지만, 빠르면 이번주 12회차(3월 21~23일)에는 선발급 무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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