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에 임한 키움 박주홍. 김영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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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키움전. 2회말 무사 박주홍이 솔로포를 친 후 환영받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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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홈런을 쏘아올린 뒤 그라운드를 도는 표정이 한없이 아련했다. 이유가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의 애를 태웠던 1차지명 외야수가 기지개를 켰다. 박주홍은 1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서 2회말 박세웅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무엇보다도 비록 시범경기지만, 데뷔 이래 1군 무대에서 쏘아올린 첫 홈런이었다. 올해 시범경기 팀 홈런 12개로 10개 구단 중 전체 1위를 달리는 가운데 터뜨린 한방이기도 했다.
"실투가 왔을 때 놓치지 말자는 생각 뿐이다.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자, 최대한 라인 안쪽으로 치자고 생각하며 최대한 집중했다."
시범경기는 새 시즌을 준비하는 최종 점검 무대다. 사령탑의 마음에 들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1군 엔트리 한자리, 주전 라인업 한자리가 바뀌는 건 순식간이다.
박주홍은 "최근 2경기 스타팅 나갔는데 잘 못했다. 오늘은 '후회없이 하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분이 좋다. 내게 1군 투수들은 다 좋은 투수들이다. 박세웅 선수라서 더 뜻깊을 입장은 아닌 것 같다. 내 거 하기 바쁘다. 잘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이번 시즌은 잘 준비했다고 생각한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키움전. 2회말 무사 박주홍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박세웅.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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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닌 거 같다. 정규시즌에 다른 타자들이 홈런 많이 칠 때도 나는 못 쳤으니까…올해 시범경기에 우리 팀이 잘하고 있을 뿐이다. 나처럼 타 팀의 예상에 없던 선수들이 튀어나와야 우리 팀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비시즌에 레그킥을 하지 않는 타격폼으로 바꾼게 효과가 있었다. 박주홍은 "배트에 공이 맞아야 결과가 나오는데 1군만 올라오면 맞추질 못하니까"라고 돌아본 뒤 "찍고 치는 폼으로 바꾼 덕분이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타격폼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오윤 타격코치는 "결과 안 나와도 조급해하지 마라. 너 지금 타격감 좋으니까 지금처럼 준비한대로만 해라"라며 그를 격려했다고.
그의 속내를 복잡하게 만드는 이유는 또 있다. 올해 24세에 불과한 어린 나이, 타 팀이라면 1군 기준 막내급일 수도 있는 나이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키움전. 2회말 무사 박주홍이 솔로포를 친 후 환영받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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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키움에서 박주홍은 어느덧 1군 중고참 레벨로 올라섰다. 스스로도 "중참은 넘은 것 같다"고 할 정도.
반면 박주홍은 올해로 데뷔 6년차지만, 그동안 1군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매년 50타석 가량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5년간 통산 109경기 출전, 218타석에서 타율 1할5푼1리에 그쳤다.
이날의 홈런이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박주홍은 촉촉해진 표정으로 "후련하다기보단 '드디어 쳤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만 답했다.
홈런 기념구를 따로 챙기진 않았다. 박주홍은 "정규시즌에 치고 그때 기념하겠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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