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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3 (목)

이슈 프로축구 K리그

K리그 자존심 세운 시민구단 광주FC의 숨은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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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에서 기적을 쓴 이정효 광주FC 감독. 사진 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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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가 일본 J1리그 챔피언 비셀 고베를 상대로 역전 드라마를 쓰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에 진출했다.

이정효(50)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고베와의 2024~25시즌 ACLE 16강 2차전 홈 경기에서 전·후반을 2-0으로 앞서며 1·2차전 합계 점수에서 2-2로 비겼다. 이어진 연장전에서 광주는 아사니(30·마케도니아)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합계 점수 3-2로 승리했다.

광주는 지난 5일 원정 1차전에서 0-2로 완패한 탓에 16강에서 탈락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었다. 광주는 안방에서 3골을 몰아치는 기적의 막판 뒤집기를 펼쳤다. 이로써 광주는 역대 시·도민구단 중 최초로 ACL 8강에 올랐다. 광주는 K리그의 자존심도 세웠다. 광주와 함께 기업 구단인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가 이번 대회에 나섰으나, 모두 동아시아 리그 스테이지에서 탈락했다. 광주가 K리그 팀 중 유일하게 8강 무대를 밟았다. 이정효 감독은 "뭘 해도 될 것 같은 날이었다. 불가능이라 생각했던 승리를 끌어낸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고베를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리고 기뻐하는 광주 선수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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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급 선수 하나 없는 광주가 기적을 쓴 비결은 이정효 감독의 역량 덕분이라고 전문가는 입을 모은다. 박동혁 프로축구연맹 TSG(기술그룹) 위원은 "선수단과 두터운 신뢰가 이정효 감독의 숨은 힘이다. 선수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감독을 믿고 따르면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신뢰를 쌓았다. 전매특허인 '빌드업 축구'가 해를 거듭할 수록 전술 완성도가 높아져 좋은 성적으로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현영민 해설위원은 "새 선수가 입단해도 금방 녹아들 수 있는 조직적으로 일관된 전술을 구축한 것이 이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강팀과 맞붙어도 물러서지 않고 몰아칠 수 있다. 강팀과 비겨도 '할 수 있다'며 승리를 요구하는 멘털 관리도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이 감독만의 비법"이라고 평가했다.

시·도민구단으로 새 역사를 쓴 광주는 '돈방석'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이번 대회 모든 팀은 80만 달러(약 11억6000만원)의 출전료를 받는다. 여기에 16강 진출에 성공하면 20만 달러(약 2억9000만원)를 추가로 챙긴다. 8강에 오르면 40만 달러(약 5억8000만원)를 더 받는다. 광주는 8강전 승리만으로도 K리그1 우승 상금(5억원)보다 많은 액수를 확보했다. 여기에 상금과 별도로 얻은 리그 스테이지 승리수당 40만 달러를 더하면 광주는 지금까지 약 26억1000만원)를 확보했다. 올 시즌 광주 선수단 총연봉은 약 70억원으로 추정된다. 대회 우승 상금은 1000만 달러(145억2000만원)다.

ACLE는 8강부터 동서로 구분된 권역을 허물고 동·서아시아팀들이 서로 맞붙는다. 4월 25일부터 5월 4일까지 중립지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8강부터 결승전까지 단판 승부로 우승팀을 가린다. 8강전 대진 추첨은 14일이다. 동아시아에선 광주를 비롯해 요코하마 마리노스, 가와사키 프론탈레(이상 일본),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가 8강에 합류했다. 중국은 한 팀도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서아시아에선 알나스르, 알힐랄, 알아흘리(이상 사우디), 알사드(카타르)가 8강 티켓을 땄다. 광주는 수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끄는 알나스르와도 만날 수 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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