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패션학교 FIT 졸업 후 한국서 브랜드 론칭
‘극대화된 남성미’ 집중…부자재 활용한 디테일 특징
“무신사 장학사업, 디자인과 학생 진입 장벽 낮아져”
‘극대화된 남성미’ 집중…부자재 활용한 디테일 특징
“무신사 장학사업, 디자인과 학생 진입 장벽 낮아져”
무신사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된 유강 유강현 디렉터 [무신사 제공]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1개 브랜드 기준 수천만원. 흔히 말하는 ‘패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다. 패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학생 입장에선 조달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이런 부담으로 다수의 학생은 졸업 직후 대기업의 디자이너 직군을 택한다. 무신사의 장학사업인 MNFS(무신사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는 이런 학생들을 위해 시작됐다.
지난 21일 서울 성수동 무신사테라스에서 만난 브랜드 ‘유강’의 유강현 디렉터는 한껏 상기돼 있었다. 그는 MNFS 5기로 ‘파이널 프로젝트’에 당선돼 무신사의 도움을 받아 브랜드 론칭에 성공했다. “오늘이 브랜드 론칭 첫날”이라고 말한 그는 “브랜드 ‘민주킴’의 김민주 디렉터(넷플릭스 ‘넥스트 인 패션’ 우승자)처럼 패션디자인학과 학생에게 멘토링하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유강’은 일상복과 스트리트 패션을 혼합한 ‘스트리트 쿠튀르’를 지향하는 남성복 브랜드다. 유 디렉터는 “진부할 수 있지만 ‘남자는 남자다울 때 가장 멋지다’는 미학을 갖고 있다”며 “극대화된 남성미를 강조하는데 집중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 ‘유강’ 컬렉션은 어깨에서 팔로 이어지는 ‘직선’을 강조한다. 유 디렉터는 특히 업사이클링 기술을 활용한 ‘슬래시 퀼팅’을 차별점으로 꼽았다. 그는 “공장에서 남은 부자재를 겹쳐 팔 부분의 디테일로 활용하는데, 이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디자인에 탁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친환경적으로 가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무신사 ‘넥스트 인 브랜드’ 팝업에서 유강의 25SS 컬렉션이 전시된 모습 [무신사 제공] |
유 디렉터는 한성대학교에서 패션디자인학과를 전공 후 미국의 유명 패션학교인 뉴욕주립패션공과대학교(FIT)에서 남성복을 전공했다.
유 디렉터는 “미국에 처음 갔을 때 K-패션에 대한 인식을 듣고 놀랐다”며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한국 패션 요즘 핫하지 않냐’며 ‘혜인서’와 같은 브랜드를 안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유 디렉터는 “요즘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발달돼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랜드도 잘만 하면 알아준다고 생각했다”면서 “한국에서 브랜드를 론칭해도 세계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뉴욕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브랜드 론칭을 준비했다. 유 디렉터는 “한국이 옷을 잘 만들고, 전 세계적으로 K-패션에 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상대적으로 물가가 비싼 뉴욕보다 가격 대비 디자인의 질과 완성도가 높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유 디렉터는 지난해 12월 ‘2024 대한민국 패션 대상’에서 비기너 부문 최고인 은상과 인기 브랜드 1위 수상하며 2관왕을 달성했다. 경쟁률은 86대 1로 치열했다. 그는 “미국 유학 시절 모든 것이 낯설었던 경험을 살려 ‘이방인’을 주제로 디자인했다”며 “떠도는 우주 비행사 같던 양면적 감정에 영감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유강’ 인스타그램 캡처] |
유 디렉터는 업무 공간을 제공한 무신사의 도움이 컸다고 했다. 무신사는 MNFS 장학생에게 무료로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무신사 스튜디오’의 입주 혜택을 부여한다. 그는 “무신사 스튜디오 안에는 패션 브랜드뿐만 아니라 원단 회사, 패턴 회사, 모델 에이전시 등 패션 관련 업체들이 다수 있다”며 “그 안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던 것이 자양분이 됐다”고 말했다.
유 디렉터는 “규모와 제품 스타일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최소 1000만원 이상은 무조건 필요하다”며 “MNFS를 통해 패션디자인학과 전공 학생의 진입 장벽 자체가 낮아졌다는 것이 큰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유 디렉터는 ‘유강’의 성공적인 데뷔를 올해 목표로 제시했다. 3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하는 패션쇼 대상 브랜드에 선정됐다. 유 디렉터는 “외국 바이어를 초청해 주문까지 이어질 기회”라며 “패션쇼 이후에는 자사몰을 열고, K-패션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