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음모론자' 논란에도 보건복지부장관 인준 통과 후 취임선서
'마하위원회' 통해 우울증약 등 검토…백신정책도 흔들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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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 장관의 취임식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5.02.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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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13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을 통과하자마자 보건 기관들의 해체를 시사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백마를 탄 남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AFP통신과 미국 보건전문매체 스탯뉴스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는 전날 상원 본회의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의석수 분포와 거의 비슷하게 52대 47로 인준됐다. 공화당에서는 단 한명, 어린 시절 소아마비에 걸렸다 살아남은 미치 매코널 의원(전 상원 원내대표)만이 그의 임명을 반대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수십 년 동안 백신에 대한 불신을 퍼뜨리고 기본적인 과학적 사실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이날 인준 통화 후 백악관에서 취임 선서를 하는 도중 그는 1962년 대통령 집무실을 처음으로 방문했던 것을 회상하며 감정이 북받쳤다. 그는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의 조카다. 그는 또한 트럼프를 극찬하며, 만성 소아질환을 해결하기 위해 20년간 기도한 끝에 "신이 나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보내 주셨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를 "백마를 탄 남자"라고 불렀다. 케네디 주니어는 "우리는 지금 백마 탄 사나이가 필요하다"면서 "기꺼이 나서서 기득권에 맞서고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제도를 깨뜨리고 정통에 도전할 수 있는 척추와 배짱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다음 대목에서 케네디 주니어는 보건기관의 폐쇄를 시사했다. 그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트럼프가 단속한 데 대해 지지를 표명하면서 미국 어린이들의 건강을 "훔치는" 기관들에 대해서도 "같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물론 산하 기관인 식품의약국(FDA), 국립보건원(NIH),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을 이끌게 된 케네디 주니어는 트럼프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슬로건을 본떠 마하(MAHA·미국을 다시 건강하게)를 기치로 내세웠다.
그리고 자신이 위원장이 되어 대통령 직속기관인 마하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취임식에서 트럼프는 '마하 대통령 위원회' 설립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기관은 100일 이내에 만성질환 유병률과 치료, 연구에 대한 초기 평가를 하게 된다.
대통령 명령은 그 초기 보고서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항정신병약, 기분 안정제, 각성제 및 체중감량 약물의 처방으로 인한 위협"을 포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케네디와 그의 마하 지지자들은 정신건강 약물의 과다 처방과 'GLP-1'이라고 불리는 비만 치료제의 과다 처방을 비난해 왔다. 케네디는 과거에 우울증 치료제가 학교 총격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지만, 연구 결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고서가 새롭게 나오면 정부의 보건 정책에 한바탕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케네디는 인사청문회에서 백신을 포함한 다양한 문제에 대한 그의 과거 진술을 추궁받았지만, 비판을 일축하며 자신의 견해가 잘못 전달되었다고 주장했다. 또 백신에 대해서는 검사를 거쳐야 하고 안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단지 상식적인 정책을 옹호할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케네디 주니어의 취임이 백신 등의 국가보건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의 주요 백신 전문가인 폴 오핏은 AFP에 "재앙이 곧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패티 머레이 상원의원은 케네디가 자신의 새로운 권한을 사용하여 보험적용 예방접종을 선정하는 자문위원회를 해산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백신 정책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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