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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수)

“철강·알루미늄 예외없는 관세”…US스틸 인수 무산 일본 ‘엎친데 덮친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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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포고문에 서명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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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예외없는 25% 관세 조처에 서명한 것과 관련해 일본에서는 관련 업계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근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기업 유에스(US)스틸을 인수해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일본 입장에선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모든 수입품에 적용하기 위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며 “예외없는 과세 방침으로 일본 제품도 과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알루미늄 수입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고, 철강 제품은 2018년 부과됐던 25% 관세를 다시 적용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다음달 12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미국은 트럼프 집권 1기 시절이던 지난 2018년,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비슷한 조처를 취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이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해 ‘263만t 무관세 적용’을 받은 것을 비롯해 일본, 캐나다, 멕시코,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예외 조처’를 통해 제한적 무관세 적용을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2기 정부에선 예외 조처도 없다는 입장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면제 조항이 정책 실효성을 약화시켰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대미 철강 수출 7위(4.1%) 국가인 일본은 비상이 걸렸다. 미국 내 주요 철강 수입 국가 가운데서는 캐나다(22.7%), 브라질(15.6%), 유럽연합(14.8%), 멕시코(12.2%)이 각각 10%대 비중을 차지하고, 한국(9.7%), 베트남(4.7%)에 이어 일본이 뒤를 잇고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 예외 조처가 그대로 중단되면 부담이 대폭 증가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지난 2023년부터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기업 유에스스틸 인수를 추진해오다 미국 정부의 반대로 막판 거래가 틀어진 게 뼈아플수 밖에 없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제철의 유에스스틸 인수 문제를 다시 의제로 올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유에스스틸의 매각은 불가, 대규모 투자는 가능’이란 뜻을 못박았다. 이시바 총리는 “인수가 아닌 투자다. 일본의 기술을 제공해 좋은 제품을 만들고 일본, 미국, 세계에 기여하는 유에스스틸의 제품을 만드는 데 일본도 투자한다”고 인정하는 선에서 정부 입장을 정리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을 겸하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제철이 (유에스스틸과 관련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대담한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가 말하는 일본제철의 대규모 투자라는 의미가 불분명하다”고 꼬집고 있다.



다만 일본 쪽에선 아직 이번에 서명된 포고문의 효력까지 2주 정도의 시간이 남은 만큼 트럼프 1기 때와 같은 ‘예외 조처’에 관한 협상 여지가 남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미국과 일찌감치 예외 적용 협상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오스트레일리아가 미국이 무역 흑자를 보는 국가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언급하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 예외 적용 방안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예외 조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직 유예기간이 남은 만큼 ‘예외조처 부활'을 둘러싸고 각국과 흥정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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