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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6 (수)

"안 그래도 힘든데"…트럼프 '상호 관세' 예고에 반도체·가전·철강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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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워싱턴=AP/뉴시스]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2025.02.08. /사진=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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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우리 반도체·가전·철강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중국 저가 공세, 수요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업종에 '관세 폭탄'까지 떨어지면 수익성이 한층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른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미(對美) 무역흑자를 기록 중인 주요 업종 중심으로 악영향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다음주 다수의 국가를 상대로 상호 관세 부과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역 상대국 간 유사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관련 세부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어떤 나라가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하거나 너무 많은 비용을 부과하면 미국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발언한 점에 비춰볼 때 미국 입장에서 '무역 적자'가 두드러지는 국가·품목을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산업계는 반도체·가전·철강 등 핵심 수출 품목이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5% 늘어난 1278억달러를 기록하며 556억9000만달러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444억7000만달러) 대비 100억달러 이상 늘었다.

그동안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로 미국 수출 시 관세에서 자유로웠던 주요 품목에 새롭게 상호관세가 적용되면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반도체·가전·철강 업계가 더욱 긴장하는 것은 최근 이 업종 경영 상황이 부진해 상호관세가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반도체 기업은 PC·모바일 수요 부진,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로 올해 상반기 더딘 성장이 예상된다. 가전 역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대대적인 상호관세 부과에 나서면 직접적인 대미 수출 감소와 함께 글로벌 경기 둔화 심화에 따른 악영향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 업계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중국은 자국 내 과잉 생산된 철강을 수출로 해결하고 있는 상황인데, 상호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산 저가 철강이 미국 대신 유럽이나 아시아 등으로 쏟아져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연쇄 효과로 한국 철강 업체들도 가격 하락과 수익성 악화를 겪을 수 있다.

일각에선 현지 생산으로 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 강판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 개발 등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 기조를 이어간다.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현지 사업 확장에도 나선단 계획이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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