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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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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은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 김광현-노경은이 가장 먼저 뛴다, "준비 잘했네" 시작부터 솔선수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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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같은 캠프를 진행하지만, 베테랑 투수들과 신예 투수들의 출발점은 다를 수밖에 없다. 신진급 투수들은 1군 코칭스태프에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시작부터 전력 질주하는 경우가 많다. 코칭스태프가 제어를 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자기 자리가 확실한 베테랑 선수들은 비교적 느긋하게 몸을 만든다. 지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에 80%, 시즌 초반에 100%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작부터 너무 달려서도 곤란하다. KBO리그의 살아 있는 레전드인 김광현(37)과 지난해 홀드왕을 차지한 노경은(41)이라는 그런 특권이 당연하게도 주어지는 선수들이다. 김광현은 팀의 주장, 노경은은 투수 최선임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들이 먼저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개인적인 시즌 준비는 물론, 후배들에게 주는 메시지도 예사롭지 않다.

SSG랜더스는 “선발과 불펜의 핵심 투수인 김광현 선수와 노경은 선수가 1월 30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캠프에서 시즌 첫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팀과 마운드의 리더로 후배들을 데리고 플로리다까지 날아온 두 선수는 캠프가 예년보다 일주일 가량 일찍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첫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정상적인 준비 태세를 알렸다. 겨울을 얼마나 치열하게 보냈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광현은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겨울을 치열하게 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성적이 마음에 드는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KBO리그 통산 170승을 거둔 레전드인 김광현은 지난해 31경기에서 162⅓이닝을 소화하는 등 큰 부상 없이 최선을 다했고 12승을 수확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4.93까지 오르면서 경력에서 가장 힘든 시즌 중 하나를 보냈다. 구속이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타자들이 체감적으로 느끼는 구위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상대적으로 존이 높게 설정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도 빠르게 꺾이는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김광현의 성향과 잘 맞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김광현은 겨울에도 해외에 나가 개인 훈련을 충실히 했고, 시즌 뒤에는 전력분석팀과 2024년 문제점을 차분하게 토론하고 파악하는 등 2025년을 시즌을 벼르고 있다. SSG는 “김광현은 25시즌 팀의 주장으로서 캠프 분위기를 밝고 즐겁게 유도하며 선수단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이날 김광현은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총 30구를 던졌으며, 전체적으로 다양한 구종과 몸 상태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이날 불펜 피칭을 설명했다.

첫 불펜 피칭을 마친 김광현은 “오늘은 첫 불펜 피칭이라서 투구 시 몸 상태를 점검하는데 중점을 뒀다. 70~80% 정도로 투구하면서 팔 상태가 괜찮은 지 체크했다. 전체적으로 아픈 곳은 없었고 괜찮았다. 책임감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해서 올해에는 반드시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경은의 첫 불펜 피칭은 놀라울 정도다. 2021년 시즌을 끝으로 롯데에서 방출된 뒤 2022년 SSG 유니폼을 입은 노경은은 ‘회춘’이라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의 대활약을 펼쳤다. 특히 2023년에는 불펜에서 76경기에 나가 83이닝을 던졌고, 2024년에도 불펜 77경기에서 83⅔이닝 소화라는 고무 어깨를 과시했다. 노경은의 나이에 2년 연속 83이닝을 던진 사례는 KBO리그 역사를 따져도 박정진(한화) 정도만이 가지고 있는 타이틀이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SSG와 2+1년 총액 25억 원에 계약한 노경은은 전혀 안주하지 않는 모습으로 힘차게 2025년 시즌을 열었다. FA 계약 기간 당시에도 인천에 나와 매일 훈련을 하는 등 계약과 별개로 2025년을 묵묵히 준비한 노경은은 첫 불펜 피칭부터 무려 48구를 던지며 어깨 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과시했다. 보통 첫 불펜 피칭은 15~30구 사이에서 끊는 경우가 많은데, 선발도 아닌 노경은이 48구를 던졌다는 것은 그만큼 스스로의 몸 상태에 대한 자신이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SSG는 “작년에 KBO리그 최초로 2년 연속 30홀드를 기록하며 구단 최다 홀드 신기록을 달성한 노경은은 이날 직구, 포크, 슬라이더, 투심, 커브 등 총 48구를 투구했으며, 평균 140km/h. 최고 143km/h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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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은 첫 불펜을 마친 뒤 “오늘 전체적으로 느낌이 너무 좋았다. 비시즌 동안 드라이브 라인 훈련 방법을 중심으로 몸을 만들어 캠프에 왔다. 매년 이렇게 준비했던 것 같고 오늘은 하체 지면을 누르는 느낌과 상체 꼬임 등 전체적인 밸런스를 신경 쓰면 서 던졌는데 괜찮았던 것 같다. 매번 캠프 때 포크볼이 전체적으로 감이 떨어졌었는데, 오늘 던질 때는 포크볼도 괜찮고 체인지업도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 투수의 첫 불펜 피칭을 지켜본 경헌호 투수 코치는 “오늘 (김)광현이 같은 경우에는 워낙 스스로 잘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컨디션 체크만 했다. 아픈 곳이나 불편한 곳은 전혀 없는 것 같다. (노)경은이 같은 경우엔 우리 팀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선수인데 오늘 던지는 걸 보니 몸을 너무 잘 만들어왔고 공이 제일 좋았다.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몸을 다 잘 만들어 온 것 같고 특히 고참 선수들부터 시작해서 어린 선수들까지 누구 하나 빠짐없이 잘 준비해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두 선수는 올해도 마운드에서 중요한 몫을 해야 한다. 아직 김광현을 뛰어 넘을 만한 SSG의 국내 에이스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근처에도 못 가는 양상이다. 김광현이 올해 자존심을 되찾고 선발진을 이끌어야 SSG도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중요한 전제 조건을 만들 수 있다. 노경은은 불펜의 마당쇠다. 이숭용 SSG 감독은 올해 김민이 추가되고, 조병현이 마무리를 맡으며, 서진용의 반등을 기대하는 만큼 노경은을 조금 더 경기 앞쪽에 써서 가장 중요한 위기를 진화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상시 대기가 되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두 선수의 좋은 출발은 선수단에 희망적인 징조로 보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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