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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꼭 봐야 해! <3>]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조선일보 김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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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꼭 봐야 해! <3>]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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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연휴도 끝이 보입니다. 가족과 도란도란 즐거운 시간 보내셨나요? 그간 조선일보 국제부 ‘이건 꼭 봐야해’에서는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작품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마지막으로는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 줄 콘텐츠를 준비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느끼는 희로애락만큼 70억 세계인이 공감할 만한 주제가 또 있을까요. 고우면 고운 대로, 미우면 미운 대로 나를 웃고 울게 하는 가족의 소중함을 곱씹어볼 영화·드라마 10편을 소개합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내 힘의 원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베이글 빵과 눈알 스티커, 돌멩이만 생각하면 눈물 짓게 만드는 이상한 가족 영화. ‘양자경’이라는 이름 하나로 2022년 영화계를 평정했던 ‘에·에·올’입니다.

주인공은 미국으로 이민해 억척스럽게 세탁소를 꾸려가는 엄마 이블린. 세금 고지서와 씨름하던 이블린에게 평행우주에서 온 남편 웨이먼드는 그녀가 악으로부터 세상을 구할 영웅이라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졸지에 쿵푸 영웅이 된 이블린이 맞서야 하는 악당은 엄마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흑화’한 딸 조이였습니다.

이블린은 자신을 공격해오는 딸을 어떻게 상대할까요? 혼란스러운 평행우주 여행의 끝, 가족이란 단어를 생각만 해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유가 어렴풋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짱구는 못 말려: 어른 제국의 역습(2001)


2001년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의 9번째 극장판입니다. ‘짱구’ 극장판 마니아 사이에서 단연 최고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악당 때문에 짱구 부모님을 비롯한 어른들이 기억을 잃고 유아기 수준으로 정신연령이 낮아진다는 내용. 짱구가 어른들의 기억을 되살리겠다며 직접 악당의 소굴에 들어갑니다. 짱구 아빠 신형만(일본명 노하라 히로시)이 어떤 단서를 계기로 인생의 주마등을 보는 장면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통틀어서도 손꼽히는 명장면입니다.

스포일러를 피하는 선에서 명대사 하나를 소개해드립니다. “내 인생은 그렇게 하찮지 않아. 가족이 주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너한테 알려주고 싶을 정도다!”


헌터X헌터(2011)


1998년부터 장장 27년째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 중인 동명의 만화를 영상으로 옮긴 애니메이션 시리즈입니다. 소년 만화, 느와르, 로맨스, 정치까지 온갖 장르를 넘나들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이 시리즈의 중심에는 가족을 모험의 동기 삼아 전진하는 주인공들이 있습니다.

가족은 나를 움직이게 하고, 때론 구속하다가도,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사람들이죠. 먼저 떠난 아빠를 쫓아 끝없는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 ‘곤’과 자신을 옭아매는 가족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키르아’, 일족 말살 사건의 복수를 위해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크라피카’의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연휴가 보람있게 ‘순삭’ 되어 있을 거예요.

◇함께라면 어떤 시련이라도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2024)


일본 쇼와 시대(1926~1989년)를 배경으로 한 10부작 드라마입니다. 고등학생 딸을 홀로 키우는 50대 중학교 체육 교사 ‘오가와’가 주인공입니다. 극중 오가와는 2024년으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되는데요. 이곳에서 자신과 딸의 미래를 ‘스포일러’ 당합니다. 쇼와로 돌아온 그는 다가올 미래를 딸에게 알렸을까요?

드라마는 아내가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뒤 서툰 ‘싱글 파파’로 살던 오가와가 이런 고심 속에서 딸에 대한 사랑을 돌아보면서 흘러갑니다. 쇼와와 레이와(현 천황의 연호) 시대 인물들 사이의 재미난 세대 갈등은 덤입니다. 지난해 일본 최고의 유행어를 뽑는 시상식에서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인기였습니다.

어느 가족(2018)


가족 영화를 얘기하면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빼놓을 수 있을까요. 고레에다 감독은 가족 영화의 대명사라고 불릴만큼 이 장르에 특화된 인물입니다.

그중에서도 2018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안겨 준 ‘어느 가족’을 소개할까 합니다.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훔쳐서 생활하는 좀도둑 가족이 어떻게 행복한 가정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그린 이야기는 또 다른 가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를 즐겁게 보셨다면 고레에다 감독의 또 다른 영화들도 추천합니다.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라든지 송강호·강동원·배두나 등 쟁쟁한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 ‘브로커(2022)’ 등이 모두 훌륭합니다.

◇때로는 피보다 진한 유대

가족의 탄생(2006)


지금은 배우 탕웨이의 가족으로 더 유명한 김태용 감독. 김 감독의 ‘가족의 탄생’은 한국 최고의 가족 영화를 꼽을 때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영화입니다.

제목이 보여주듯이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탄생하는 얘기를 담고 있습니다. 세 가지 형태의 가족을 옴니버스식으로 보여주는데, 무엇보다 7명 등장인물의 연기가 매우 훌륭합니다.

가족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혈연이기만 하면 가족일까요. 서로 책임져야 가족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영화는 이런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 듯 합니다.

블라인드 사이드(2010)


‘블라인드 사이드’는 약물에 중독된 엄마와 어린 시절 강제로 헤어진 뒤 여러 가정을 전전하던 아이가 멋진 어른을 만나 새로운 가족의 일원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는 제대로 된 가족을 만나 자신의 소질을 살려 미식 축구 선수가 되고, 새롭게 탄생한 가족도 행복을 찾아갑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화제를 모았으며, 엄마 역할로 나오는 산드라 불록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겼습니다.

에이아이(2001)


인공지능(AI)의 발전이 무섭게 진행되고 있는 지금 이만큼 와닿는 가족 영화가 있을까요. ‘살아있는 전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명작 ‘에이 아이(AI·2001)’는 AI를 입양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사랑을 느끼는 AI, 가족을 그리워하는 AI가 가족을 찾아 모험에 나섭니다. 철학적이고 어려울 것 같은 소재로 감독은 특기인 휴먼 드라마를 펼쳐 보입니다.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니 연휴에 가족들과 즐기기에도 적절할 것 같습니다.

◇이별은 정해져 있지만

애프터 양(2021)


근미래의 가족 이야기를 하나 더 소개합니다. ‘애프터 양’은 돌연 작동을 멈춘 사이보그 ‘양(yang)’의 기억과 양의 마지막을 바라보는 인간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주인공 가족이 엿본 양의 기억 파편에는 가족과 함께였기에 소중했던 순간들이 수놓여 있었어요. 차향처럼 은은한 여운이 남는 영화이니 푹 쉬고 싶은 연휴의 한 틈에 재생 버튼을 눌러보세요. 초반에 등장하는 ‘4인 가족 댄스 대회’ 장면부터 이 영화에 푹 빠져들게 될 거예요.

코코(2017)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사람들에게 잊혀졌을 때다.” ‘코코’의 주제는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이 유명한 대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음악가가 되고 싶지만 가족의 반대에 주눅든 멕시코 소년 ‘미겔 리베라’는 우연히 사자(死者)의 땅에 발을 들이고, 자신의 꿈을 이해해 줄 조상을 찾아 죽은 자의 세계를 여행하게 됩니다.

때론 영원한 이별을 생각했을 때 지금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웃음으로 눈물 씻는 멕시코 축제 장에서 연휴를 따뜻하게 마무리해 보세요.

[김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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