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커제 /한국기원 제공 |
[OSEN=강필주 기자] 한국 기원이 '사석 관리' 규정에 따른 우승자 결정에 사과했다.
한국기원은 28일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관련 입장문'을 통해 "세계적인 두 선수의 결승 대국에 대한 기대가 크셨을 팬 여러분들에게 사과드린다. 또한 대회 명성에 누를 끼쳐 후원사 LG와 주최사 조선일보에도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신관 대국장에서 끝난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3전 2선승제) 최종국에서 변상일 9단(한국)이 커제 9단(중국)을 상대로 159수 만에 기권승을 거뒀다.
지난 20일 결승 첫 대국에서 커제에게 졌던 변상일은 22일 결승 2국서 반칙승을 거뒀고 이날 다시 기권승까지 더하면서 2승 1패로 우승을 안았다. 전날도 사석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반칙패를 당한 커제는 이날 심판의 반칙 선언에 불복,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국장을 떠난 커제는 다음날 시상식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커제는 이번 결승 2국과 3국 때 따낸 돌을 사석 보관함에 두지 않았다. "이 규정은 지난해 11월 개정 시행됐고, 사전에 모든 외국 단체에 공표한 바 있다"는 것이 한국기원의 설명이다. 결국 커제는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고 규정 위반에 불복, 기권패를 당한 것이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지만 한국기원은 "사석 관리 규정은 사석에 관한 양국의 상이한 계산 방법에서 비롯됐다. 사석이 계가에 영향을 끼치는 한국에서는 필요한 규정이지만 사석을 계가에 적용하지 않는 중국에서는 생소한 규정일 것"이라면서 "규정이 개정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중국 선수들의 적응 기간이 부족했으리라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원은 "현재 세계대회는 국제적 규정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아 주최 국가의 규정을 따르고 있다. 바둑의 세계화와 세계대회의 규정 정립을 위해 국제적으로 규정을 통합해야 하는 상황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기원은 이른 시일 내에 중국기원, 일본기원 등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세계대회에 걸맞은 통합 규정을 제정하도록 하겠다"고 규정 개선을 다짐했다.
하지만 이번 LG배 '사석 관리'에서 비롯된 한국기원과 중국기원 사이의 갈등은 금방 봉합될 것 같지 않다. 중국은 얼마 전 2025 중국갑조리그에 외국인 기사 출전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갑조리그에는 신진서 9단을 비롯해 변상일 등 한국 프로기사 7명과 일본 기사 1명이 참가한 바 있다. 중국기원이 갑작스럽게 발표한 이 조치는 사실상 한국을 향한 보복으로 보인다.
중국기원은 2월 열릴 세계 최고기사 결정전에도 선수를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기원은 "오는 2월 5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 최고기사 결정전이 중국 측 불참통보로 연기되었다"면서 "추후 일정은 확정되는 대로 공지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커제는 이어질 농심배에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편 한국, 중국, 일본, 대만 기사 9명이 출전하는 이 대회는 신진서 9단을 비롯해 박정환, 신민준, 강동윤 9단이 4명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중국은 쉬자양 9단과 투샤오위 8단이 선발전을 통과했고, 커제가 후원사 초청 와일드카드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일본은 후쿠오카 고타로 7단, 대만은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쉬하오훙 9단이 출격할 예정이었다. /letmeout@osen.co.kr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