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1편·코미디 2편·로맨스 1편
10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배우 송혜교는 설 연휴에 선보이는 오컬트 영화 ‘검은 수녀들’에서 악령에 사로잡힌 아이를 구하려는 수녀로 출연한다. /NEW |
송혜교의 오컬트가 흥할까, 권상우의 코미디가 통할까, 도경수의 로맨스가 승할까.
올해 설 극장가는 오컬트와 코미디, 로맨스의 장르 대결이다. 주연 배우들도 각자의 연기 경력에 승부수를 던진 작품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극장가에서는 길게는 6일까지 쉴 수 있는 설 연휴를 맞아 영화관을 찾는 발걸음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송혜교, 스크린에서도 흥행?
설 극장가에서 가장 주목되는 영화는 ‘검은 수녀들’이다. 예매율 16.2%(3만6446명, 14일 오후 10시 현재)로 1위를 지키고 있다. 배우 송혜교가 ‘두근두근 내 인생’(2014) 이후 10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송혜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등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스크린에서는 원톱 흥행 배우로 힘을 발휘한 적이 없다. 주연작 ‘황진이’(2007)는 119만명, 강동원과 함께 출연한 전작 ‘두근두근 내 인생’은 162만명에 그쳤다. ‘검은 수녀들’의 흥행 결과는 올해로 데뷔 30년 차인 송혜교 연기 인생의 분기점을 가를 수도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
‘검은 수녀들’은 오컬트 장인이라는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2015) 속편이지만, 장 감독 작품은 아니다.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 장풍대작전’ ‘다찌마와리’의 조감독을 거쳐 액션 영화 ‘해결사’로(2010)로 데뷔한 권혁재 감독이 연출했다. ‘검은 수녀들’은 권 감독과 송혜교 모두에게 첫 오컬트 도전이다. 전작 ‘검은 사제들’은 가톨릭과 구마 의식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였던 데다, 마귀 들린 여고생을 연기한 박소담이 화제가 돼 544만명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검은 수녀들’에서는 사제가 아니라 수녀가 구마 의식에 나선다. ‘검은 수녀들’의 배급사 뉴(NEW)의 김민지 홍보마케팅 팀장은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한계를 딛고 고군분투하는 캐릭터 드라마로 몰입해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상우표 액션 코미디, 도경수의 첫 로맨스
설 코미디로는 2편이 선보인다. 먼저 치고 나서는 영화는 권상우 주연의 액션 코미디인 ‘히트맨2′(감독 최원섭). 코로나 시기인 2020년에 240만명을 모아 깜짝 흥행한 ‘히트맨’의 속편이다. 전작에서 웹툰 작가를 꿈꾸는 국정원 특수 요원으로 나왔던 권상우가 같은 역할을 맡았다. 2편에선 스타 웹툰 작가로 부상한 그가 한순간에 추락하고, 그의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면서 좌충우돌 소동이 이어진다. 1편과 유사한 플롯에 동일한 감독과 배우의 조합이 얼마나 신선하게 받아들여질지가 관건. ‘창고 영화’로 치부되던 ‘소방관’(371만명)을 성공시킨 배급사 바에포엠스튜디오의 전략이 이번에도 통할지도 관심을 끈다.
권상우는 액션 코미디 ‘히트맨2’로 관객을 만난다. /바이포엠스튜디오 |
고(故) 김수미의 유작이 된 ‘귀신경찰’도 나선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서 모자(母子)로 나왔던 김수미와 신현준이 다시 만났다. 신현준이 번개를 맞아 초능력을 갖게 된 경찰로, 김수미가 신현준의 욕쟁이 모친으로 나온다.
도경수는 대만 판타지 로맨스의 한국판인 ‘말할 수 없는 비밀’로 관객을 만난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판타지 로맨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동명의 대만 영화(2008)를 한국판으로 옮겼다. 아이돌로 출발해 영화 ‘더 문’ 등에서 연기자로 자리매김한 도경수의 첫 로맨스 영화다. 한국판은 대만판보다 인물 설정의 설득력이 강해졌다.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 등 친숙한 곡으로 몽글몽글한 감성도 살렸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 측은 “국내 감성에 맞도록 대만판보다 더 밝고 따뜻한 영화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검은 수녀들’에 이어 예매율 2위(14.6%, 3만2954명, 14일 오후 10시 현재)를 차지하고 있다.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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