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무엘·대구 오세이 등 눈길
FC서울 유스에서 활약하던 시절의 사무엘(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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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5년 K리그에는 외국 국적이지만 외국인으로 간주되지 않는 독특한 선수들이 선을 보인다. 푸른 눈을 가졌지만 한국 축구 토양에서 자란 선수들을 위한 일명 '홈그로운 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FC서울은 코트디부아르 국적 윌터 사무엘(19)을, 대구FC는 가나 국적의 아이작 오세이(20)의 영입을 각각 발표했다.
아프리카 태생의 두 선수는 한국 국적이 아니나 외국인 쿼터 제한(6명 보유·4명 출전)을 받지 않는 국내 선수로 '간주'한다.
이번 시즌부터 K리그는 선수 규정 제5조 4항에 일부 내용을 신설, '만 12세부터 만 18세까지 기간 중 5년 이상 국내 전문 축구 아마추어 클럽에서 등록하거나 만 16세부터 만 18세까지 3년 연속 국내 전문 축구 아마추어 클럽에 등록한 선수'가 신인 계약을 체결했을 경우 각 팀당 1명씩 외국 국적 선수 수에 산입하지 않기로 했다.
즉 외국인이지만 국내 아마추어 무대에서 일정 기간 성장한 젊은 선수는 '용병'이 아닌 국내 선수처럼 K리그에서 뛸 수 있다.
서울 산하 유스 오산중과 오산고에서 성장한 사무엘과 다섯 살 때부터 한국에서 자라며 축구를 배운 오세이 모두 이 조건을 충족한다.
대구FC와 신인 계약을 맺은 오세이(왼쪽에서 3번째)(대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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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국내에서 성장한 외국 선수의 프로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국내 거주 외국인 숫자가 점점 늘어나는 현실 속에, 이 땅의 아마추어 및 유스 시스템 안에도 이민 2세 등 많은 외국 국적 어린 선수들이 공을 찬다.
'홈그로운'은 이와 같은 사회 변화 추세를 잘 읽고 발빠르게 대처한 제도다.
국내에서 축구를 배운 외국 국적 선수들이 프로에 입단할 나이가 됐을 때, K리그 구단들은 즉시 전력감으로 채워야 하는 기존 외국인 쿼터에 제한을 받지 않아 유스 육성의 의지와 기회를 더욱 늘릴 수 있다.
선수들에게도 큰 특혜다. 이 규정 덕분에 사무엘은 한국 국적인 고교 동창 윤기욱과 나란히 프로에 직행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 프로 무대까지 진출하겠다는 꿈을 품고 직접 축구회관에 찾아와 관련 규정을 문의했던 아이작 역시 외국인 선수 6명을 다 채울 계획을 갖고 있는 대구 유니폼을 문제없이 입었다.
올해 첫 도입되는 홈그로운은 이후 활용도에 따라 쿼터를 더욱 늘려가는 등 보완해 갈 계획이다.
축구계 관계자는 "홈그로운 선수들은 외국 국적이지만 오랜 시간 한국 유소년 축구를 경험하며 한국 축구의 시스템에서 성장한 자원들"이라면서 "이들이 K리그에서 국내 선수처럼 간주해 뛸 수 있으면 나중에는 귀화해 한국 축구대표팀으로 활약하는 자연스러운 그림도 그릴 수 있다"고 귀띔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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