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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는 지난 4일(한국시간)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내야수 김혜성(26)과 3년 보장 125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3년간 계약금·연봉·바이아웃 금액을 모두 합쳐 1250만 달러를 보장하고, 3년 계약이 끝난 뒤인 2028년과 2029년에는 구단이 연간 500만 달러의 옵션을 갖는다. 2028년과 2029년 타석 수에 따른 인센티브(총합 100만 달러)까지 모든 게 다 실행되면 3+2년 2200만 달러 계약으로 확장된다.
많은 이들이 다저스가 김혜성을 영입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물론 다저스가 오랜 기간 김혜성을 관찰했고, 김혜성이 2024년 3월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다저스와 친선 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맞는다. 하지만 다저스 팀 로스터 사정에서 김혜성은 특별히 영입할 이유가 없는 선수처럼 느껴졌고, 그래서 영입 후에는 다저스의 야수진 정리에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영입 직후 브랜든 곰스 LA 다저스 단장이 트레이드 가능성 등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으면서, 많은 언론들의 시선은 다저스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쏠렸다. 심지어 7일(한국시간) MLB 네트워크의 ‘모닝 라인업’은 김혜성의 영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토론할 정도였다.
‘모닝 라인업’은 “다저스는 이번 오프시즌 아시아의 프로팀에서 포스팅을 신청한 최고의 선수를 영입했다. 다만 이번 겨울 내내 우리가 이야기를 했던 선수는 아니다. 월드시리즈 챔피언 다저스는 여러 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일본의 영 에이스 사사키 로키를 노리는 팀 중 하나지만, 이번에는 한국인 내야수 김혜성과 계약했다”면서 “3년 보장 1250만 달러의 계약이며, 2028년과 2029년 구단 옵션이 있다. 이 계약은 3년 2200만 달러로 확장될 수 있다”고 이번 계약을 설명했다.
이어 ‘모닝 라인업’은 “202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현재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김하성과 착각해서는 안 된다. 김혜성은 25세로 주로 2루수로 활약했다”면서 “이 좌타자는 KBO리그에서 최고의 타격을 가진 선수 중 하나였으며 통산 8시즌 동안 타율 0.304와 출루율 0.364를 기록했다. 또한 8시즌 중 7시즌 동안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했으며 KBO에서 통산 네 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다저스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친선경기에서 그와 상대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와 더불어 ‘모닝 라인업’은 “이제 의문점은 그가 어디서 뛰느냐다. 다저스는 무키 베츠를 주전 유격수로, 개빈 럭스를 주전 2루수로 쓴다는 구상을 이미 밝혔다. 그들은 또한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토미 에드먼, 크리스 테일러, 그리고 미겔 로하스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로스터는 현시점에서 굉장히 빡빡하다”고 의문과 흥미를 모두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MLB 네트워크의 분석가인 크리스 영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상황을 해설하면서 “좋은 영입”이라고 단언해 관심을 모았다. 영은 2006년 애리조나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오클랜드·뉴욕 메츠·뉴욕 양키스·보스턴·LA 에인절스를 거치며 메이저리그 통산 1465경기에 나선 스타 선수 출신이다. 2010년 올스타에도 선정됐던 영은 초창기에는 주로 중견수로 뛰었으나 선수 경력 중반 이후로는 우익수나 좌익수 등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멀티 포지션의 중요성을 잘 아는 분석가다.
영은 “나는 압박감을 좋아한다. 그리고 다저스는 모두에게 그런 것들을 불어넣고 있다. 내 생각에 김혜성의 계약은 모두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면서 “그들은 내야에 깊은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다. 크리스 테일러의 계약은 현시점에서 그렇게 성공적이지 않았다. 토미 에드먼은 중견수에서 뛸 수 있다. 미겔 로하스, 맥스 먼시, 개빈 럭스는 포지션을 바꿔가며 플레이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은 “스프링트레이닝에 누군가가 새로 합류하고, 김혜성이 스프링트레이닝에서 폭발한다면 그를 자동으로 벤치에 두기는 어렵다”면서 새로운 선수가 가져다주는 클럽하우스의 건전한 분위기 전환을 짚었다. 메이저리그에서 13년을 뛰며 매년 새로운 경쟁자를 맞이해야 했던 영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효과다. 영은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온 김혜성이 타격을 할 수 있고 수비에서의 몫을 찾을 수 있다면 자동적으로 키케 에르난데스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기대를 걸었다. 김혜성이 ‘메기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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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키스 로는 이 전격 트레이드를 두고 7일 “럭스는 타고난 유격수였지만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투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고, 지난 봄 다저스가 럭스를 주전 유격수로 삼으려 했지만 (수비 불안으로) 럭스를 2루로 옮겼다”면서 “다저스는 매우 높은 콘택트 비율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 60%의 확률로 땅볼이 나오는 한국의 스타 김혜성과 계약했기 때문에 럭스가 필요하지 않다. 다저스는 윌 스미스, 크리스 테일러, 맥스 먼시 등 선수들의 발사각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데 많은 성공을 거두었던 팀이다. 올해 김혜성이 공을 더 많이 쳐서 더 많은 파워를 창출한다고 해도 하나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김혜성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로는 “그는 탄탄한 수비수이며 제법 높은 타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파워의 소규모 업그레이드는 그를 주전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무키 베츠는 어느 곳에서 가지 않을 것이시 때문에(트레이드가 없다는 의미), 다저스의 내야는 이제 세팅이 됐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오랜 기간 다저스가 사랑했던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키케 에르난데스의 복귀도 점치지만, 로는 럭스의 빈자리에 추가 영입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혜성의 개막 로스터 진입, 그리고 주전 2루수는 확정된 것일까. 물론 럭스가 빠지면서 한 명의 내야수가 사라졌고, 또 하나의 경쟁자가 사라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사실 이 트레이드는 다저스가 김혜성의 능력을 확신하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트레이드였다. 김혜성을 개막 로스터에 넣고, 메이저리그에 적응시키며 3년을 알차게 써먹겠다는 의도의 서막처럼 보이는 점도 있다. 로하스, 테일러, 심지어 에드먼까지 있기 때문에 김혜성이 162경기를 풀타임 2루수로 뛸 이유도 전혀 없다.
다만 모든 것은 스프링트레이닝 경쟁에서 이긴다는 가정 하에 이뤄진다.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다저스의 야수진 선수층이 두껍고, 게다가 내·외야를 이동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세 명(베츠·테일러·에드먼)이나 있기 때문에 상황이 굉장히 유동적이다. 단순히 내야수끼리만 경쟁하는 게 아니다. 김혜성이 부진하다고 하면 내야수 한 명을 줄이고 외야수를 하나 더 벤치에 넣을 수도 있다. 외야까지 그림을 모두 다 봐야 한다.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인 짐 보든도 7일 럭스의 트레이드 직후 이점에 주목했다. 보든은 “이제 다저스는 주전 자리와 플래툰 자리를 놓고 김혜성, 앙헬 파헤스, 제임스 아웃맨을 놓고 경쟁을 시킬 생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견수는 물론 2루수와 유격수를 모두 볼 수 있는 토미 에드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경쟁 구도라는 것이다. 에드먼을 내야로 쓰면 김혜성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외야로 쓴다면 파헤스와 아웃맨 중 하나가 희생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다저스가 13명의 야수를 쓴다고 가정할 때, 윌 스미스(포수), 프레디 프리먼(1루수), 무키 베츠(유격수), 맥스 먼시(3루수),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 토미 에드먼(중견수), 마이클 콘포토(우익수)까지는 확정이다. 포수 백업은 반드시 하나가 필요하기에 오스틴 반스 혹은 다른 선수까지 벌써 9명이 확정이다. 남은 자리는 네 자리 뿐이다.
이중 4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크리스 테일러의 합류는 확정적이다. 여기까지 10명이다. 이제 남은 세 자리를 놓고 김혜성, 미겔 로하스, 앙헬 파헤스, 제임스 아웃맨이 싸운다. 한 명은 무조건 탈락이다. 파헤스나 아웃맨은 마이너리그 옵션이 모두 한 번밖에 남지 않아 마이너리그 강등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파헤스와 아웃맨의 방망이가 모두 좋다면 로하스-파헤스-아웃맨을 선택해도 된다. 에드먼이 2루로 들어오면 되기 때문이다. 럭스가 이적했지만, 아직 김혜성의 경쟁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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