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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오겜2' 양동근, 찌질이 아들 설정 아니었다…"촬영 전날까지도 하기 싫어 몸부림" [TE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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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최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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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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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애심 선배님과 첫 만남 때, 저도 나름 준비를 하고 갔는데 그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톤과 질감을 서로 맞춰가야 하는 건데, 엄마가 너무 조그맣고 귀여웠죠. 저 배에서 나온 아들은 감독님이 생각한 날카로운 캐릭터로 갈 수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엄마와 온도, 결이 맞아야 하잖아요. 그렇게 맞추다 보니까 어느새 동요가 된 게 아닐까. 대학로 40년, 걸출한 선배 배우님이시기 때문에 따라갔습니다."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양동근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 2(이하 '오징어 게임2') 속 캐릭터가 날카로운 인물에서 질한 인물로 변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양동근은 어머니 '금자'(강애심 분)와 함께 게임에 참가하게 된 도박 중독 아들 '용식' 역을 맡았다.

양동근은 "감독님이 처음 보여준 용식은 매트하고 날 서 있었다"며 캐릭터 설정에 관한 비화를 털어놨다. 그의 말에 따르면 어머니 '금자' 덕분에 지금의 '용식'이 있게 됐다고.

그는 "(선배님이) 촬영이 없을 때도 친엄마 이상으로 애정을 쏟으셨다"면서 "제가 낯을 엄청 가린다. 저는 굉장히 사회적 거리를 둔다. 배우들이 있으면 혼자 저 멀리 가서 떨어져 있는다. 어느날 제가 혼자 있으려고 만들어 놓은 공간에 선배님이 오셔서 뭐하고 있나 보고 가셨다. 그때 생각했다. 아, 저게 대학로 스타일인가"라고 회상했다.

이어 "배우들은 차 안에 있다가 촬영하러 나오지 않나. 선배님은 리얼리즘에 입각한 연기를 하시려나 생각했다. 진짜 엄마와 아들 같은 시간이 겹겹이 쌓여서 그런 듀오로 보여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강애심과의 호칭 관련 질문에 양동근은 "촬영할 땐 계속 엄마라 불렀다. 촬영 끝나고 나니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엊그제도 뵀는데 엄마, 선배, 누나 못 정했다. 그냥 안 정하려고 한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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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은 '오징어게임2' 속 둥글게둥글게 짝짓기 게임에서 어머니와 갈라진 후 재회하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공개된 리액션 영상을 통해 이 장면 때문에 출연을 고사하려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본을 처음에 딱 봤을 때 괴로웠다. 사실 하고 싶지 않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연기였다"며 "연기를 꽤 오래 하다 보니 권태도 있었고, 이왕 사람이 노동을 할 거면 즐겁게 하자는 마인드로 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도 한숨이 나올 정도로 힘들었다. 엄마(강애심 분)한테도 괴롭다고 토로했다. 그 촬영을 앞둔 며칠, 촬영 전날까지도 몸부림을 쳤다. 그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안되니까 혼자 막 몸살을 앓았다"고 이야기했다.

양동근은 다행히도 "촬영 당일, 걱정했던 것 이상으로 감정이 엄청 잘 잡혔다"며 "그 회전목마 세트장이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촬영장에 갔는데 많은 사람들, 스태프들, 출연자들 앞에서 울어야 하는데 캐스트(cast)가 어벤져스 아닌가. 날 이렇게 보고 있는데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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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 끝나고도 힘들었겠다는 질문에 양동근은 "저는 못 느꼈다. 오히려 와이프가 되게 힘들어 했다. 촬영 일정도 길었다. 저는 되게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면 분위기가 안 좋았다. 저는 못 느끼는데 (와이프가) 제가 몰입한 배역의 감정을 느꼈던 같다. 저보다 와이프가 많이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양동근은 "무서운 걸로 따지자면 하느님 다음 와이프"라며 "끝나고도 한참 힘들었다. 촬영 기간 내내 골이 깊어질 정도로 힘들었고, 끝나고 나서 휙 좋아지지도 않았다. 쇄신하기 위해 긴 시간 동안 집에서 설거지를 했다. 애들 출퇴근도 많이 시켰다. 다른 작품 촬영 때 지방까지 갔는데 숙소도 안 잡고 집으로 출퇴근하며 각고의 노력을 했다. 그래서 다행히 좋아졌다"고 부부 관계가 회복된 과정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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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타노스'를 연기한 탑의 랩 연기 논란에 대해 선배 래퍼로서 의견을 물었다. '오징어게임2'이 공개된 후 일각에서는 탑의 연기가 오그라든다며 '발연기'라고 혹평을 날리기도 했다. 이에 양동근은 "래퍼로서만 볼 수 없다. 촬영 현장에 배우로서 온 거다. 랩을 하는 현장엔 제가 없었다. 그 현장에 있었다면 근질근질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서는 영어 더빙으로 본다더라. 저는 한국어로만 보니까 몰랐다. 영어로 더빙된 영상을 보니까 라임을 기가 막히게 맞췄다. 그런데 (타노스 랩이) '유치했다'라는 건 감독님이 그렇게 주문했다는 얘기도 있다. 타노스가 래퍼이긴 한데 '너 절었다며?' 이런 설정이 있었다. 그런 설정에는 딱 맞는 스킬이다. 영어로 더빙했을 때는 오히려 잘 돼있더라"고 덧붙였다.

배우인 동시에 힙합 아티스트인 양동근. 다음 앨범 계획에 관한 질문에 그는 소속사 관계자를 한번 쳐다보더니 "흐름에 발 맞춰서 앨범을 내야 되는데, 제가 장르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보통 힙합으로 알고 있지만 제 나이도 그렇고 정서도 그렇고 '재즈'로 가고 있으니까. 서울재즈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싶은 원대한 꿈이 있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2'는 지난달 26일 넷플릭스에 전편 공개됐다. 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 시즌2의 시청 시간은 4억 8760만 시간으로 집계됐다. 공개 첫 주 기준으로 시즌1이 세운 4억4873만시간의 기록을 깬 최장 시청 시간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연내 공개 예정이다.

최재선 텐아시아 기자 reelecti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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